6년 만에 은행권 파업이 이뤄질지 관심거리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는 지부자대표 회의를 열고 파업 쟁의 계획안을 의결했다.
이로써 금융노조는 8월 19일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쟁위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찬반투표에서 가결될 경우 은행권은 6년 만에 총파업에 돌입한다. 그러나 실제 파업까지 이어질지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과거에도 금융노조는 파업 카드를 종종 꺼내왔다. 지난 10년 동안 금융노조가 진행한 파업 찬반투표는 예정된 것까지 포함하면 총 6번이다. 공교롭게도 2년마다 진행되는 단체협상 시기에 노조는 파업카드를 꺼냈다.
단체협상은 임금 협상 외에도 근로조건 개선 등 직원들의 복지 문제도 함께 논의한다. 올해도 노조는 노동시간 36시간 단축, 영업점 폐쇄 금지 등 단협 안건을 내놨다.
사측은 6.1% 임금인상도 난색을 보였지만 단협도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현재 이자장사로 역대급 실적을 쌓았다는 비판적 시각도 부담스러운데 노조의 요구를 모두 들어줬다간 자칫 은행원만 배 불린다는 따가운 시선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14년, 2016년 하루 파업…고객 불안만 야기
과거 10년 동안 금융노조가 총파업 투표를 진행한 횟수는 총 5회다. 투표 결과는 90% 이상 찬성으로 파업 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했다.
하지만 실제 파업으로 이어진 횟수는 단 2차례뿐이다.
2012년 관치금융 철폐와 정부의 금융공기업 정상화 대책 중단을 요구하며 목동운동장에서 벌인 파업과 2016년 정부가 추진한 성과연봉제 반대를 위해 상암월드컵경기장에 모인 바 있다.
당시만 해도 은행권이 파업에 나서면 일부 금융서비스가 마비될 것이란 불안감이 높았다. 다행히 시중은행은 대체인력 투입과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높아져 경영진은 백기 투항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6년이 지난 현재는 이와 같은 불안감은 없다.
오히려 2년 동안 코로나 시기를 겪으면서 고객들은 비대면 채널을 통한 금융서비스를 즐겼다. 즉, 은행 지점에 은행원이 없어도 고객들은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데 큰 지장이 없는 상황이다.

“안 그래도 은행원 이미지 나쁜데…” 이자장사 속 고액연봉 따가운 시선
파업 행위는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 중 하나다. 불합리한 노동 환경을 개선하고 권리를 되찾는 단체 행동이다.
그러나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고 다른 이들에게 불편함을 준다면 여론은 등을 돌릴 수 있다.
현재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의 파업도 명분은 명확했지만,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데 실패했다.
은행의 경우도 국민들이 지지를 보내긴 힘든 상황이다. 현재 고액 연봉자인 은행원이 6% 이상 임금을 더 받겠단 목소리가 배부른 소리로 들릴 수 있다.
실제 지난해 은행원의 평균 연봉은 1억5500만원에 달한다. 고물가로 하루 장보기가 무서운 서민들에겐 오히려 부러운 얘기다.
특히 은행은 이자장사로 상반기 역대 실적을 기록했다. 금리인상 시기에 고객들에게 대출이자를 높여 받고선 이를 직원들과 나눈단 결정을 납득하기 힘들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은행원은 “금융당국과 정치권에서 이자장사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은 상황에서 파업을 진행했다간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이외에도 은행 내 횡령,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등 은행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고 있어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기 힘들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