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장중 1350원을 넘어서며 연고점을 갱신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원·달러 환율은 1350원을 넘어섰다.
환율이 1350원을 넘긴 것은 지난 2009년 4월 29일 이후 처음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 기조를 이어가면서 환율은 8월 들어 1300원 대를 유지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과 외환당국은 지난 23일 구두개입에 나서며 환율 상승 억제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달러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현지시간 28일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금리 인상 의지를 확고히 했다.
잭슨홀 미팅은 미국 캔자스시 연방은행이 매년 8월 개최하는 경제 심포지엄으로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연준 의원이 참석한다.
파월 의장은 연설을 통해 “물가지표가 낮아진 건 환영할 일이지만 한 달치 수치 개선만으로 인플레이션이 진정하고 있다고 확신할 순 없다”고 밝혔다.
파월은 “물가안정 없이는 경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며 “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2%까지 낮추기 위해 당분간 제약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다”라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준은 강력한 도구를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기존에 금리 인상 기조를 줄여야 할 시기가 올 것이라고 발언했다. 시장은 해당 시기를 올 연말로 봤으나 이번 발언으로 내년까지 금리 인상을 이어갈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잭슨홀 미팅 후 “한국이 미국보다 금리인상을 먼저 종료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미팅 발언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복현 금감원장 역시 긴급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관계부처와 협조를 통해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러시아가 지난 7월부터 유럽으로 통하는 천연가스관 ‘노드스트림1’ 공급량을 20% 축소하면서 유럽 성장률 하향했다.
아울러 중국 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며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는 등 등 악재가 겹친 상태다.
키움증권은 “최근 달러 강세는 연준 긴축 기조와 유로존, 중국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유로화와 위안화 약세에 주로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잭슨홀 미팅이 연준 정책전환에 대한 시장 기대를 낮췄으며 달러 강세 요인이 조기 해소되기 어려움을 고려할 때 하반기에도 달러 강세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