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시중은행의 ‘이자장사’를 비판하자 곧바로 조치에 들어갔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가산금리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대출금리 조정에 들어갔다.

먼저 농협은행은 내일부터 전세대출에 우대금리를 0.1% 올린다. 대면 가입을 기준으로 우대금리를 최고 1%에서 1.1%로 상향 조정했다.

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최대 0.45% 포인트,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0.55% 포인트 인하 정책을 유지한다. 이번 금리인하 조치는 지난 4월 5일부터 한시적으로 시행한 것인데, 이를 종료하지 않고 이어간다.

케이뱅크는 지난 21일부터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41% 포인트 낮췄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가산금리를 우대하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인하 조치는 이복현 금감원장의 한 마디에서 출발했다.

이복현 원장은 최근 “시장의 자율적인 금리 지정 기능이나 메커니즘에 간섭할 의사도 없고 간섭할 수도 없으나 은행법과 규정에 따르면 은행의 공적 기능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은행이 금리를 결정하는데 있어 공적 기능을 감안하란 무언의 압박인 셈이다.

금리 인하와 함께 신용대출 한도 역시 대폭 완화한다. 다음 달 1일부터 5대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은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대출자의 연소득 이내로 제한하는 규정을 폐지한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은 고객의 신용등급, 소득 등을 고려해 최대 연봉의 2배까지 신용대출을 내줄 예정이다.

그동안 은행들은 지난해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계대출에 대한 리스크관리 기준’에 따라 연소득 이내에서만 신용대출을 취급해왔다.

한편 올해 상반기 4대 금융지주의 실적은 호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시장이 예측한 2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4조5849억원이다.

1분기 4조639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뒤 2분기 연속 4조원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연초 신규대출 증가폭은 줄었지만 금리 인상과 맞물리면서 순이자마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전배승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국고채 등 시장금리도 가파르게 오르면서 은행 업종이 호실적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금리인상 효과로 올해 1분기 대형은행 평균 NIM은 1.56%를 지난해 연간 NIM 대비 0.1% 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다만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 우려된다. 대출금리 인하와 함께 경기 위축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도 더욱 확대해 순이익 하락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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