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당분간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미 지난달 근원물가 오름세가 3% 중반을 기록했으나 지속적으로 우상향 할 것이란 예측이다.

21일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발언했다.

지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넘기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데에는 해외발 공급충격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이 총재는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한 데다 곡물 등 국제식량가격도 전쟁 여파, 주요 생산국의 수출 제한,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 등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요인이 외식물가 및 임금 상승으로 전이되는 데에도 우려를 표하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이 한층 커진 점도 물가오름세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앞으로 물가 흐름은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 양상, 국제원자재가격 추이, 물가상승에 따른 임금상승 정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지만 전반적으로 상방 리스크가 우세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4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간 적지 않은 물가 여건의 변화가 있었다”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정점기대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지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여기에 EU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제한 등으로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함에 따라 향후 국내 소비자물가 역시 지난달 전망을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향후 물가흐름과 관련해 우려하고 있는 것은 해외발 공급충격의 영향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주요 글로벌 전망기관들에 따르면 고유가 상황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높아진 국제식량가격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국제식량가격 상승에 따른 애그플레이션 현상은 하방경적직이고 지속성이 길다는 특성상 그 영향이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또한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믈가목표 2%를 넘어 3%를 상회하고 있고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 2% 수준까지 상승한 점도 불안 요소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해지면 물가가 임금을 자극하고 이러한 현상아 다시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임금-물가 간 상호작용이 강화될 수 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중국 성장둔화, 주요국 금리인상 가속도 글로벌 경기 하방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혔다.

지난주 미국 연준이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시장에서는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으며 이에 따라 향후 국내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앞으로의 통화정책은 물가, 경기, 금융안정, 외환시장 상황 등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데이터 의존적으로 유연하게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와 같이 물가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가파른 물가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총재는 “러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이자지급 부담 증가 등으로 어려워진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가 중요한 만큼 정책공조를 통해 보다 정교하고 미시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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