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각 사.
4대 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각 사.

증시 활황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가던 증권사가 올해 1분기 크게 나빠진 성적표를 받았다.

연초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리스크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인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KB증권, 하이투자증권, BNK투자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509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0.41% 줄어든 값이다.

하나금융투자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19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368억원보다 12.79% 축소됐다. 지주 내 기여도는 13.22%로 16.36%와 비슷한 수치를 지켰다.

DGB금융지주에 속한 하이투자증권은 2022년 1분기 349억원의 순익을 냈다. 순이익 400억원을 넘긴 지난해 1분기보다는 13% 축소됐다.

지주 내 기여도는 21.51%로 전년 동기 대비 10.96% 줄었으나 지주사 계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BNK투자증권은 올해 345억원으로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9.5% 상승한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주 내 기여도는 12.02%로 나타났다.

6개 금융지주사 산하 증권사 중 지주 내 실적 지분 두 자릿수를 유지한 건 위 세 곳에 그쳤다. ‘효자’라 불리던 증권사의 위치가 사뭇 달라진 모양새다.

특히 매출 1조원을 조기 달성하며 순항하던 NH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순이익 1024억원으로 2575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동기보다 반 이상 줄어든 실적을 냈다. 지주 내 기여도는 같은 기간 17.5%에서 7.87%까지 줄어들었다.

KB증권 역시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2211억원에서 올해 1143억원으로 줄었다. 거의 절반이 줄어든 셈이다. 올해 1분기 기여도는 7.86%로 나타났다.

신한금융투자는 순익 1045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83% 줄어들었다. 실적 지분은 14.10%에서 7.46%으로 크게 줄었다.

이러한 수익 악화는 금리 인상 및 지정학적 리스크로 거래 금액이 줄어든 데다 채권 금리가 상승한 탓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주식 거래대금은 19조7739억원의로 전년 동기 33조3505억원보다 40% 이상 축소됐다. 이에 따라 증권사의 중개 수수료도 크게 줄었다.

국채 금리도 증권사 수익 악화에 영향을 끼쳤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1일 3.18%로 2012년 7월 1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치는 하락하고 헤지 비용이 발생한다. 이에 보유한 채권의 손실이 커지는 구조다.

여기에 ELS 조기상환이 미뤄지는 것도 1분기 실적 악화에 가세했다. ELS는 계약 만기일까지 특정 종목 주가나 주가지수 등에 연계한 상품이다.

ELS는 만기와 조기상환 기간이 따로 있다. 조기상환 기간인 평균 6개월로 조기상환일 주가가 기초 자산의 90% 안에 들면 상환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 증시가 나빠지면서 조기상환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일부 증권사는 이러한 조기상환 이익이 하반기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미국 연준이 올해 6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한 데다 긴축이 확실시 되는 등 리스크 요인이 커지며 증권사가 2분기에도 눈에 띄는 실적을 내지 못할 것이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이홍재 연구원은 1분기는 브로커리지 지표 둔화뿐만 아니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됐고 시장금리도 급등했던 만큼 업황이 바닥에 가까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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