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고객서비스가 성과급 균등 지급을 요구하며 시위를 개최했다. 사진=삼성카드 고객서비스 노동조합
삼성카드 고객서비스 노조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로에 위치한 삼성카드 본사 앞에서 성과급 균등 지급을 요구하며 시위를 개최했다. 사진=삼성카드 고객서비스 노동조합

삼성카드가 자회사인 삼성카드 고객서비스에 본사 대비 5배 적은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용 효율화를 전부 자회사와 상담사에게만 떠넘겼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26일 삼성카드 고객서비스 노조는 삼성본관빌딩 앞에서 성과급 균등 지급을 요구하는 시위를 개최했다. 삼성카드는 이날 직급별 차등없이 성과급 50%를 일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삼성카드는 지난 2014년 CS를 담당하는 고객서비스를 자회사로 분사했다. 당시 삼성카드 경영진은 “(복지에 대해)분사 전과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직원들을 설득했다.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삼성카드는 분사와 함께 고객서비스 소속 직원의 연봉을 10% 삭감했다.

분사 직후에는 성과급 비중이 동일했다. 하지만 삼성카드 고객서비스의 성과급은 연봉의 9%로 동결된 반면 삼성카드 직원 성과급은 매번 증가했다. 격차는 8년 만에 5배까지 벌어졌다.

노조는 “그동안은 모회사인 삼성카드가 잘돼야 자회사인 고객서비스도 잘 되고 성과를 함께 누릴 수 있다는 생각에 참고 노력했다”며 “성과는 삼성카드 혼자 만든 게 아니라 고객서비스도 함께 이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분사 당시에는 ‘협력적 동반자’라던 삼성카드 경영진은 이제 고객서비스를 ‘별개의 회사’라고 칭한다”며 “공동 성과를 인정하고 정말 협력하는 관계를 구축해달라”고 호소했다.

올해 3분기 기준 삼성카드의 연결당기순이익은 4216억원을 기록했다. 수수료 인하, DSR 규제 등 악조건 속에서도 2019년 동기 대비 22.5% 이상 증가한 셈이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이러한 실적 개선에 대해 “효율 중심의 경영기조를 유지하면서 판관비 효율화를 지속한 결과”라고 평가한 바 있다.

삼성카드 고객서비스 노동조합 최재영 위원장은 “경영진은 효율화를 주장하며 고객서비스에 신규 인원 충원은 커녕 기존 인력도 줄이라고 한다”며 “고객은 늘어나는데 상담사를 줄이면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에게 가는 것”이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삼성카드 감정노동자의 열악한 처우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삼성카드 고객서비스 입회 신청 파트는 2년 넘게 신입 채용이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카드가 지난해 11월 새로운 브랜드 ‘삼성 iD 카드’라인을 론칭하면서 업무는 더욱 늘어났다. 현재 삼성카드 고객서비스 소속 상담원 한 명이 하루에 받는 전화가 150건이 넘는 데도 고객 상담을 전부 처리하지 못하는 상태다. 

실제로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삼성카드에 제기된 민원 유형 중 고객 상담만 증가세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조는 “고객 상담 인원이 부족하면 불만도 늘어날 수 밖에 없고 오상담으로 인한 비용 증가와 회사 이미지 실추 등의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며 “효율화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감정노동을 감내하는 고객서비스 소속 직원에게도 성과를 나눠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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