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오너가(家) 3세들이 올 연말 인사를 통해 승진하거나 경영 전면에 배치되면서 3세 경영을 앞당기고 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부장은 올해 연말 임원 인사에서 승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1990년생인 이 부장은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2013년 그룹 공채에서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2017년 부장으로 승진했다.
이선호 부장은 2019년 마약 밀반입 혐의로 정직 처분을 받았다가 올해 1월 복귀했다. 이후 이선호 부장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비추며 활발한 대외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 부장이 글로벌비즈니스 담당으로 복귀한 이후 미국프로농구(NBA) LA레이커스의 파트너십 체결을 주도하는 등 해외 사업에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임원 승진 가능성이 점쳐진다.
앞서 농심은 최근 연말 정기인사에서 신동원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 부장을 구매 담당 상무로 승진시켰다. 입사 3년 만에 상무로 승진한 셈이다.
1993년생인 신상열 상무는 신동원 회장의 장남으로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했다. 2019년 평사원으로 입사한 신 상무는 대리, 부장 초고속 승진에 이어 상무 타이틀을 달았다.
신상열 상무가 맡게 된 구매 담당은 산업구조를 이해하고 원자재 수급 등 핵심 업무를 수행한다. 신 회장도 과거 구매 담당을 맡은 바 있어 신상열 상무가 구매 담당을 맡으며 현장 감각을 익힐 것으로 보인다.
SPC그룹 허영인 회장의 차남인 허희수 전 부사장도 지난달 디지털 마케팅 계열사인 섹타나인에 신규사업부 책임임원으로 3년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섹타나인은 SPC네트웍스와 해피포인트 등 마케팅 플랫폼 사업을 이어온 SPC클라우드가 합병해 지난 1월 출범한 기업이다.
허 전 부사장은 휴직 전 해피포인트 등 SPC그룹의 디지털 사업을 초기부터 이끌었으며 2016년에는 미국의 유명 수제버거 브랜드인 '쉐이크쉑'을 국내로 들여온 바 있다.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의 아들 담서원 수석부장도 지난 7월 오리온에 입사해 회사 주요 전략을 짜고 있다.
담서원씨는 오리온그룹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해 국내외 법인의 경영전략을 세우고 사업 계획을 수립·관리하는 업무를 맡았다.
1989년생인 서원씨는 미국 뉴욕대를 졸업했으며 오리온 입사 전에는 카카오그룹 인공지능(AI)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근무했다.
오뚜기 함영준 회장의 장남 함윤식씨도 올해 초 오뚜기에 입사했으며 현재 경영지원팀에서 사원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오너 3세들이 경영 전면에 배치되면서 경영 승계 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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