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라면 제품 이미지. 사진=오뚜기
진라면 제품 이미지. 사진=오뚜기

착한기업 이미지로 '갓뚜기'로 불려온 오뚜기가 라면을 포함해 사실상 올해 전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가격인상을 최대한 자제하던 오뚜기가 라면 가격 인상까지 단행한 것을 업계에서는 상징적 의미로 보고 있다. 원재료 가격 급등으로 인한 원가부담 상승을 견디지 못한 식품업계가 하반기 줄줄이 가격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뚜기 사실상 모든 제품 가격 인상…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반영


16일 오뚜기는 진라면 등 주요 라면 제품 가격을 11.9% 인상하기로 했다. 2008년 이후 13년 만의 라면가격 인상이다. 대표 제품인 진라면(순한맛·매운맛)은 684원에서 770원으로 12.6%, 스낵면이 606원에서 676원으로 11.6%, 육개장(용기면)이 838원에서 911원으로 8.7% 인상된다. 

오뚜기 관계자는 "밀가루, 팜유와 같은 식품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의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가격인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라면의 원재료인 소맥, 팜유의 지난 5월 평균 가격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27%, 71% 증가했다. 소맥 가격은 과거 2013년 수준, 팜유 가격은 2008년 수준까지 상승했다.

오뚜기는 라면 이외의 주요 제품가격을 올해 들어 줄줄이 인상한 바 있다. 오뚜기는 라면 뿐만 아니라 연초 컵밥, 죽, 캔참치 등의 가격을 올린 바 있으며 최근에는 냉동피자, 케찹 등 시장점유율 1위 상품 가격도 인상했다.  

오뚜기는 콤비네이션 피자(415g), 올미트콤보 피자(425g), 불고기 피자(396g), 6포르마지 피자(405g)로, 각각 가격을 4980원에서 5480원으로 500원(10%) 인상했다. 케찹도 최근 500g 제품의 가격을 1980원에서 2150원으로 8.6% 올렸다. 

이 밖에도 부침가루(500g)와 튀김가루(500g)의 가격은 910원에서 1000원으로 9.9% 올렸고, 도나스 믹스(500g) 가격은 1460원에서 1610원으로 10.2% 인상했다. 들기름(160ml) 제품은 3700원에서 4030원으로 8.9% 가격을 올렸다. 


상반기 식품 가격인상 줄이어...하반기 치킨·라면·빵·과자도 꿈틀


식품업계는 원료가격, 인건비, 물류비 상승 부담이 커지면서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롯데푸드는 파스퇴르의 발효유 '쾌변'의 편의점 판매 가격을 1500원에서 1700원으로 13.3% 올렸다. 동원참치의 '라이트스탠다드100g' 가격이 2700원에서 3000원으로 인상됐다. '야채·고추·김치찌개참치150g'과 동원참치크래커는 각각 4000원으로 11.1% 올랐다. 사조산업의 '사조 살코기참치'의 이달 편의점 판매 가격도 3400원에서 3900원으로 500원 인상됐다.

매일유업이 수입 판매하는 '페레로로쉐' 3구는 2100원에서 2200원으로, 5구는 3400원에서 3600원으로, 8구는 8000원에서 8400원으로, 16구는 1만 2100원에서 1만 2600원, 18구는 1만6700원에서 1만7400원으로 각각 올랐다.

올 하반기 식품업계의 도미노 가격인상도 예고돼 있다. 

오뚜기가 라면가격을 인상한 만큼 농심, 삼양식품의 제품가 인상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농심과 삼양식품의 마지막 라면 가격 인상은 2016년 12월과 2017년 5월이다. 두 기업 모두 원재료 및 인건비 상승 부담에도 서민음식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가격 인상을 미뤄왔기 때문에 연내 가격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해태제과는 오는 8월부터 홈런볼·맛동산 등 주요 과자제품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해태제과는 8월1일부터 홈런볼·맛동산·버터링·에이스·아이비 등 대표 과자 제품 5종의 가격을 평균 10.8% 인상한다. 이에 따라 홈런볼과 버터링은 1500원에서 1700원으로, 아이비는 4000원에서 4500원으로, 맛동산은 3000원에서 3200원으로 오른다.

CJ제일제당은 스팸을 비롯한 햄·소시지 제품 20여종의 가격을 조만간 9.5% 인상할 방침이다. 

우유 원유 가격도 7월 1일부터 ℓ당 21원 인상(926→947원)되면서 관련 식품 인상이 예상된다. 전체 원재료 중 5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원유 가격이 오름에 따라 우유 가격이 오르고, 우유 가격 상승에 빵과 커피, 아이스크림 등도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치킨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나온다. 대두유 가격 등 원재료 가격이 치솟은 까닭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라면의 경우 서민음식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가격인상에 매우 조심할 수 밖에 없는데 오뚜기가 올렸다는 것은 원가상승 부담을 감내하기 힘든 상황까지 왔다는 것"이라며 "주요 식품 원재료가 줄줄이 오르고, 인건비와 물류비 등도 동시에 올라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어 주요 식품제품들의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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