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씨티은행 노동조합이 생존권을 걸고 거리에 나왔다. 그러나 현장에는 한국씨티은행 직원뿐만 아니라 전 은행권이 함께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8일 한국씨티은행 노조는 본점에서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규탄대회는 한국씨티은행이 두 번째 이사회를 개최한 뒤 부분 매각 외 철수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이에 대해 항의 차원에서 진행됐다.
한국씨티은행 노조는 “씨티그룹의 일방적이고 졸속적인 소비자금융 부분 매각, 철수 발표에 강력하게 반대하며 실직 위기에 처한 2500여명 직원들에 대한 고용안정 방안을 마련할 것을 사측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노사 갈등은 한국씨티은행으로 끝나지 않을 조짐이다. 이미 국내 시중은행은 대부분 업무를 디지털로 전환하면서 지점 축소를 진행해 오고 있다.
즉, 은행원 입장에선 근무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면서 일자리까지 잃을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실제 이날 규탄대회는 금융노조를 비롯해 각 지부에서 관심을 갖고 참여했다. 특히 비슷한 상황에 놓인 SC제일은행 노조도 참여해 연대의 뜻을 전했다.
SC그룹 역시 글로벌 점포 수를 절반으로 축소할 방침을 정했다. 현재 776개 지점을 4년 뒤 약 400개로 줄이겠단 계획이다.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지난 10년 동안 영업점 82% 폐쇄라는 가혹한 구조조정을 겪었다. 시중은행 역시 2019년말 3784곳에서 1년 사이 238곳이 문을 닫았다.
올해 1분기 은행을 떠난 직원 수는 약 1200여명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씨티은행 진창근 노조위원장은 “우리가 시련을 겪어야 하는 이유는 자본의 오만함 때문”이라며 “사측에서 부분 매각 후 단계적 폐지로 방향을 정한 순간부터 이번 투쟁은 단순한 투쟁이 아닌 피비린대 나는 전쟁이 됐다”고 선전포고했다.
이어 진 위원장은 “수십년 동안 묵묵히 일해 온 직원들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다”며 “우리의 요구는 단 한가지, 내가 평생 일해 온 이곳에서 계속 일하겠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21일로 예정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오는 10일로 앞당겼다. 투표 결과에 따라 한국씨티은행은 총파업 카드를 꺼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씨티그룹의 소매금융 매각 속도는 나라마다 다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인도와 호주법인의 경우 싱가포르 DBS은행이 적극적인 인수 희망을 보이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국내 금융지주회사도 관심을 갖고 있지만 씨티그룹이 한국법인과 함께 매각하는 패키지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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