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금융권 수장들의 긴장감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 롯데카드 해킹을 비롯한 잇단 보안 사고가 국감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임기 만료를 앞둔 금융기관장들이 연임을 위해 논란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11일 발간한 '2025년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서 SKT 해킹 사건을 비롯해 롯데카드·SGI서울보증 해킹, 웰컴금융그룹 랜섬웨어 공격 등을 올해 국정감사 최대 이슈 중 하나로 꼽았다.
특히 960만명의 고객을 보유한 롯데카드에서 발생한 해킹 사건의 경우 당초 알려진 것보다 피해 규모가 100배 이상 커 297만명의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되고 이 중 28만3000명의 카드 비밀번호와 CVC까지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가 증인석에 서게 될 가능성도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정치권이 금융권의 부실관리 사태를 집중 조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시중은행에서 발생한 횡령·사기 등 금융사고 피해액이 1700억원을 넘어선데다가 보안 취약성까지 드러나면서다. 여기에 보이스피싱에 악용된 6대 은행 계좌도 15만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금융보안 전반에 대한 정치권의 질타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웰컴금융그룹에 랜섬웨어 공격을 단행한 해커집단이 다수 자산운용사들이 공유하는 IT인프라 서버에도 랜섬웨어를 감염시킨 것으로 나타나 자산운용사 계열사를 품고 있는 은행계 지주사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말과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금융지주 회장들은 '몸 사리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11월),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내년 3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내년 3월) 등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이 대표적이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이미 IMF 정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장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권이 교체되고 첫 국감이라 긴장도가 높다"면서 "해킹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국회 질의에 대비해 더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 공기관 수장 공백 지속, 연말까지 인선 격전
금융권 안팎의 시선은 금융공공기관의 차기 수장 인선으로도 번지고 있다. 국감이 마무리된 이후에는 공석 기관을 중심으로 새 인물을 세우는 작업이 본격화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현직들이 몸을 사리는 동시에 후임 인사 검증 국면이 맞물리면서 긴장감을 늦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끝났지만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은 곳은 한국수출입은행과 신용보증기금·금융결제원·서민금융진흥원·신용정보협회 등 다섯 곳이다. 연말까지는 여신금융협회(10월), 예금보험공사(11월), 금융투자협회(12월), 보험개발원(11월), 보험연구원(12월) 등의 임기가 만료된다.
IBK기업은행과 한국신용정보원은 내년 1월, 한국예탁결제원은 내년 3월까지가 임기다. 예탁원까지 포함하면 총 13개의 자리가 새로 나오는 셈이다. 기업은행의 경우 김형일 전무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최근 산업은행 신임 회장에 이재명 대통령과 동문인 박상진 회장이 임명되면서 중앙대 출신 인사들이 줄줄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박종인 우리은행 개인그룹부행장과 전종수 신한은행 준법감사인이 중앙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이종민 KB국민은행 경영기획 부행장과 이영준 하나은행 여신그룹장은 각각 중앙대에서 행정학과 경영학을 전공했다. 김경남 KB금융지주 ESG상생본부 상무(독일어과)와 서중근 하나금융지주 글로벌본부장(경제학)도 중앙대 출신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감이 마무리되면 공석 기관들의 차기 수장 인선 논의가 이어지는 만큼 현직 기관장이나 후보군들이 더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며 "어느 때보다 신경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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