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랜드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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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의 초저가 PB(자체 브랜드) '노브랜드'가 론칭 10주년을 맞았다. '브랜드가 아니다. 소비자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삼은 노브랜드는 이마트 수익성을 방어하는 핵심 전략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연매출 1조 원을 돌파한 메가 브랜드로 성장한 가운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PB 혁신을 상징하는 대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12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노브랜드'는 지난 2015년 4월 '기능에 집중한 초저가 상품'이라는 콘셉트로 출시됐다. 출범 초기에는 화장지를 시작으로 △기저귀 △주방세제 △락스 등 생활필수품을 중심으로 제품군이 개발됐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당시 "대형마트가 성장 정체에서 벗어나려면 발상의 전환을 통한 새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며 비밀연구소 프로젝트를 가동했고 노브랜드는 그 핵심 사업으로 추진됐다. 정 부회장의 전략적 발언과 함께 '52주 발명 프로젝트'의 첫 성과로 탄생한 노브랜드는 출시와 동시에 유통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노브랜드는 10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노브랜드 매출은 출시 첫해인 2015년 234억 원에서 2024년 약 1조3900억 원으로 급증하며 약 60배가량 성장했다. 2020년에는 처음으로 연매출 1조 원을 돌파했으며, 2021년 1조2000억원, 2022년 1조2700억원, 2023년 1조3800억원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성장에 힘입어 노브랜드는 국내 유통업계 대표 '가성비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노브랜드 굿모닝 굿밀크' 등 일상에서 자주 소비되는 생활필수품이 인기를 끌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고 식품을 넘어 생필품과 리빙용품 등으로 상품군을 확장하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마트 관계자는 "노브랜드는 최대한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판매관리비를 낮추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며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하다는 점을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PB 혁신은 이마트 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실적 회복에도 기여했다. 2024년 이마트는 연간 영업이익 471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2025년 1분기에는 연결기준 매출 7조2189억원에 영업이익 159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38% 급증했다. 이는 7년 만에 분기 기준 최대 이익이다.

이마트는 실적 개선 배경으로 △가격 전략 △상품 구성 개편 △대형 프로모션 등을 꼽았지만, 일각에서는 핵심 사업에 대한 집중 전략도 주효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노브랜드를 앞세운 오프라인 점포 차별화 전략이 실적 반등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이마트는 노브랜드를 편의점 이마트24의 경쟁력 강화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노브랜드 매장을 확대하면서 이마트24는 최근 3개 분기 연속 실적 향상을 기록했다.

라오스 노브랜드 1호점 조감도. 사진=이마트
라오스 노브랜드 1호점 조감도. 사진=이마트

국내를 넘어 노브랜드는 해외에서도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마트는 노브랜드를 중심으로 독립 매장 운영과 해외 진출에 주력하고 있으며현재 미국·중국·일본·유럽·동남아 등 약 20개국에 진출해 있다.

노브랜드는 지난 2019년 필리핀에 첫 매장을 연 이후 16개 매장을 운영 중이고, 베트남·몽골 등에도 진출해 현지 매장에 입점 형식으로 판매 중이다. 특히 2024년 12월 라오스 비엔티안 시빌라이 지역에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노브랜드 1호점을 열었고 향후 5년 내 20개 매장을 추가 출점할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0년간 이룬 노브랜드의 성과는 이마트의 PB 혁신을 증명하는 셈"이라며 "경제 침체로 유통환경이 녹록지 않은데 '저가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운 노브랜드는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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