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 듣고 무럭무럭 자라자!

임신과 출산을 준비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클래식 음악입니다.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태아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고요. 또 세상에 막 태어난 아기에게 모차르트의 음악을 접하게 해주면 똑똑해진다는 그런 이야기들이 아주 오랫동안 전해지고 있거든요.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현상이지만, 아직도 이어지고 있고요.

또 식물이나 동물에게도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고 잘 자라는지 아닌지를 살펴보는 연구 결과들도 있었는데요. 클래식 음악을 듣고 자란 쪽이 그렇지 않은 쪽보다 더 잘 자랐다는 식의 결론들요. 반쯤 농담 같은 실험 결과를 보며 웃었던 기억도 납니다.

필자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이 말했듯 음악이 우리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한 맥락에서 태교든 육아든 음악을 가까이 하게끔 돕는 일은 좋다고 생각하고요. 물론 클래식 음악이라면 가장 좋겠다고도 생각합니다.

어디까지가 필자의 취향이지요. 그런데 이 취향이라는 것이 어린 시절부터 천천히 스며드는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요. 확실히 여기에는 부모의 역할이 존재합니다.

가령 늘 집에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으셨던 필자의 어머니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시는 것 뿐만 아니라 자녀들을 앉혀놓고 '세계 4대 교향곡' 혹은 '세계 3대 작곡가' 등을 잔소리처럼 던지셨던 필자의 외할아버지가 계셨거든요.

1920년에 태어나셨던 필자의 외할아버지는 당시 일본 교육의 영향을 받으셨기에 세계 몇 대 등등 일본식 표현을 배우셨지요. 오늘날에도 이런 표현을 쓰는 분들이 있지만 지양해야 표현입니다.

하나하나 다 설명할 공간이 부족하지만, 필자의 외할아버지께서는 클래식 음악을 정말 사랑하셨던 분이신데요. 며느리와 사위 면접 자리에서도 "세계 4대 교향곡을 알고 있는지?"를 물으셨던 일은 지금 생각해도 재미있는 일이네요.

여튼 그런 환경에서 성장한 필자의 어머니, 그리고 필자의 어린 시절 접했던 여러 클래식 음악들은 필자의 취향 형성에 지대한 역할을 했고요. 물론 저와 한 집에서 나고 자란 4살 터울의 오빠는 클래식 음악을 전혀 안 듣는다는 점도 알려 드릴게요!

'초등학생을 위한 클래식 음악 수업'(정은주 지음·해더일 펴냄). 사진=해더일
'초등학생을 위한 클래식 음악 수업'(정은주 지음·해더일 펴냄). 사진=해더일

이렇듯 어린 시절의 경험이 전부는 결코 아니지만, 일정 부분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필자가 성인이 된 이후 클래식 음악에서 받는 여러 위로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건 아니니까요. 그래서 필자도 어린 아들을 데리고 음악회에도 가보고 집에서도 자주 음악을 들려주고 있는데요.

확실히 음악회에 가면 갈수록 점점 더 집중하는 모습을 관찰하고는 있습니다만. 그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 클래식 음악을 낯설게만 느끼지 않으면 좋겠다 바랐고요. 그러다 어린이를 위한 책을 써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일었는데요.

불황 중에도 필자를 믿고 또 한 권의 책을 뚝딱 만들어 준 출판사 덕분에 초등학생을 위한 클래식 음악에 대한 책을 썼습니다. 제목은 <초등학생을 위한 클래식 음악 수업>입니다.

혹시라도 필자의 칼럼을 읽으시는 독자들께서도 어린 자녀와 함께 클래식 음악을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신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고요. 어떤 작곡가의 어떤 음악이든 관계없습니다. 그냥 한 번 들어보시기를 강력하게 추천하고요. 만약 초등학생 자녀가 있다면, 음악 수업 시간에 배우는 클래식 음악 작품들을 골라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필자의 새책에는 초등학교 음악 수업 시간에 배우는 클래식 음악 작품들에 대한 해설, 작곡가 이야기, 시대적인 역사 이야기, 어휘, 그리고 마무리 질문과 답을 직접 쓰는 공간까지 알차게 담았는데요. 어린이 인문학 꾸러미로 만들고자 했던 필자의 욕심이 담긴 책이기도 합니다.

참 초등학교 교사들도 음악 수업을 준비하며 필자의 책 속 이야기들을 눈여겨보아도 분명 도움이 될거라 생각하고요. 필자가 처음으로 도전한 어린이 교양서라는 분야인지라 새책을 내놓고 긴장도 됩니다. 아무쪼록 어린 시절의 클래식 음악에 필자의 책이 가교가 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끝으로 이 책에 쓴 작가의 말을 덧붙입니다!

제가 초등학교 어린이 독자들을 위한 클래식 음악책을 쓰고 싶었던 것은 초등학교 4학년이던 제 아들의 질문 때문이었습니다. 어느 날 집에서 놀던 제 아들이 "베토벤은 정말 귀가 안 들렸어?"라고 물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베토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그랬더니 제 아들은 그때부터 종종 베토벤의 교향곡이 들려오는 영화나 만화를 볼 때마다 그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베토벤 할아버지는 귀가 안 들리는데도 열심히 작곡했던 분이지"라고요.

 

그래서 이 책을 쓰고 싶었습니다. 초등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배우는 클래식 음악들과 그 음악을 쓴 작곡가, 음악가들의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쉽게 알 수 있는 책이 있으면 좋겠다고요. 이런 사연으로 지금 어린이 독자 여러분이 이 책을 읽게 된 거랍니다!

 

이 책은 초등학생을 위한 클래식 음악 예술 교양서입니다. 우리나라의 초등학생들이 공부하는 음악 교과서 3~6학년 군(2022년 개정) 검정 교과서 6종에 수록된 클래식 음악 작품 35곡과 그 작품을 쓴 작곡가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고요. 각 음악가가 살았던 시대에서 있었던 중요한 사건이나 알아두면 좋은 역사적 상식들을 어린이들이 알면 좋은 인문학으로 만들어 담았 습니다.

 

또 저는 이 책에서 어린이 독자 여러분이 처음 보는 너무 어려운 단어를 쓰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또 아주 쉬운 단어를 고르지도 않았고요. 책을 읽으며 의미를 정확하게 모르는 단어, 처음 듣는 서양 예술에 대한 단어는 본문 중에 뜻풀이 코너를 따로 만들어두었으니 찾아보면서 읽어보세요.

 

직접 음악을 들어볼 수 있는 QR코드도 소개했고요. 각 수업의 마지막 부분에는 간단한 퀴즈도 있어요. 꼭 한 번 마무리하며 적어보길 바랍니다!
 

언젠가 어린이 독자 여러분이 어른이 되면, 초등학교 시절에 배운 교과목의 내용은 많이 잊어버리게 됩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하지만 다른 교과목과 음악은 다릅니다.

초등학교 시절에 처음 듣고 배운 음악 작품들은 어른이 되어가는 동안에도 내 마음 속에 남아있다는 걸 알 게 될 거에요. 그리고 진짜 어른이 되었을 때, 어린 시절부터 간직했던 마음 속 노래들이 힘이 되어준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은 후에는 학교에서 음악 시간에 배우는 클래식 음악과 평소 생활에서 듣게 되는 음악이 어떤 음악인지를 한 곡 두 곡 맞혀갈 수 있는 마법을 펼칠 수 있을 겁니다! 학교에서 배웠던 혹은 배우게 될 클래식 음악 작품들과 그 작품을 쓴 작곡가들의 이야기를 읽으면, 조금 더 클래식 음악과 친해진 기분이 들 거고요! 또 공연장에서 직접 음악회를 보고 싶어질 수도 있답니다!

 

그런 어린이 독자들을 위해서 이 책의 마지막 수업은 공연장에서 지켜야 할 예절 수업을 담아보았습니다. 마지막까지 꼼꼼히 읽은 어린이 독자들과 제가 언젠가 공연장에서 옆 자리에서 멋진 모습으로 만나길 기다리겠습니다!

 

2025년 4월 창원에서

"어린이의 웃음소리만큼 행복한 음악은 절대 없다!"고 믿는 정은주 작가 드림

<초등학생을 위한 클래식 음악 수업> 작가의 말 중에서 일부 발췌

| 참고 자료

참고 도서 <초등학생을 위한 클래식 음악 수업>(정은주 지음, 해더일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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