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원회가 종합투자사업자회사(종투사) 제도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9년 가까이 '이름뿐인 제도'였던 종합투자계좌(IMA) 제도 청사진이 나왔다. 종투사 중 자기자본 기준 IMA 진출이 가능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중 선발 주자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9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건물에서 종투사 CEO들과 함께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병환 금융위원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과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KB·삼성·메리츠·하나·신한·키움·대신증권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그간 예고해 왔던 종투사 제도 개편안을 선보이면서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 방안을 논의했다.
금융위원회는 종투사 제도를 개선하면서 △기업신용공여 확대 △발행어음 조달액 25% 규모 모험자본 공급 의무화 △IMA제도 구체화 등의 개편안을 내놓았다.
이중 시선이 모이는 지점은 IMA제도다. IMA는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투사에 허용되는 사업이다. IMA로 지정된 증권사는 투자자의 원금을 보장하면서 예탁금을 기업 대출 또는 회사채 투자 등 기업금융에 투자해 운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이익은 투자자들에게 배분한다.
IMA는 자기자본에 따라 한도가 정해지는 기업 신용공여·발행어음 사업과 달리 모집할 수 있는 자금 한도가 열려있다. 증권업계는 IMA 지정으로 추가 수익원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눈치다.
한편 지난 2016년 IMA 제도가 도입된 후 실질적으로 업무를 시작한 증권사는 없다. 금융위가 다시금 IMA 제도에 손을 대면서 본격적으로 증권사들에 더 큰 신사업의 기회가 열릴 전망이다.
금융위는 이번 개편안에서 IMA의 원금지급 구조, 만기, 한도 등 세부 제도를 마련했다.
먼저 IMA는 종투사가 원금지급 의무를 부담하는 상품임을 명확히 하고 폐쇄형·추가형, 만기·성과보수 등 상품을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만기가 설정된 경우 만기에만 원금이 지급된다. 또 원활한 기업금융 공급 수단이 될 수 있도록 만기 1년 이상인 상품을 70% 이상 구성하도록 했다. 발행어음과 동일하게 부동산 관련 자산 운용 한도 하향과 IMA 운용자산 25% 규모의 모험자본 공급의무도 적용된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종투사의 운용 책임성을 높이고 이해상충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 보완도 추진한다. 공모펀드에 적용되고 있는 5% 시딩(seeding) 투자 의무를 IMA에 도입하고 주기적으로 운용 보고서를 교부해 투자자에게 IMA 운용 정보를 제공하도록 한다. 신탁과 유사한 고유재산 거래와 자전거래도 제한된다.
금융위는 올해 3분기부터 IMA 지정 신청을 접수할 계획이다. 올해 이후부터는 종투사 지정 요건이 강화될 뿐만 아니라 단계적 지정 원칙이 적용된다. IMA 지정 시에는 변경 인가 수준의 대주주 요건이 도입될 예정이다.

이에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중 어떤 증권사가 '1호 IMA'가 될지 시선이 쏠린다. 현재 국내 증권사 중 자기자본 8조원 요건을 충족하는 회사는 위 두 회사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12조원을 돌파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기자본 10조원을 채웠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IMA 인가 관련 전담 조직을 만들 것"이라며 "빠르게 상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업계에선 발행어음 사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한국투자증권에 조금 더 기대감을 싣는 시선이 감지됐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일어난 과다 계상 회계 사고로 리스크가 잔존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한국투자증권의 회계 사고를 들여다보고 있는 만큼 향후 금융당국 인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존재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이전부터 관심을 가져오던 사안이니만큼 세부 사항들을 살펴보고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두 회사 모두 미온적인 태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발행어음의 연장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요건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떤 운용으로 투자자들에게 고수익을 전달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런 부분은 이미 발행어음에서 진행이 되고 있다"며 "현재 대내외 정세와 경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원금 보장 고수익 상품을 짜내기엔 부담이 클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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