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월부터 책무구조도가 시행됐지만 주요 은행들에서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은행권이 내부통제 체계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올해 1월부터 금융회사의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책무구조도' 제도를 도입했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와 시중은행을 포함해 총 64개 금융사가 적용대상이다.
은행들은 내부통제 '고삐'를 쥐고 있다. 우리은행은 내부통제 강화(체크업)를 위해 지난 1일부터 임직원 대상 의무 휴가제도 '블록리브'를 도입했다. 기존 운영하던 명령휴가제와 별도로 운영한다.
기존 명령휴가제는 직원 업무를 불시에 감시하기 위해 감사 직전에 은행이 일방적으로 명령하는 휴가 제도다. 영업점과 본부부서에서 출납담당자, 중요증서 관리담당자 등 금융사고 발생위험이 있는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나 장기근무자 등이 대상이다.
이번 도입한 블록리브는 휴가연속 사용에 따른 본부부서 내부통제 점검, 내부통제 사각지대 확인과 사고예방 기능 제고를 취지로 한다. 대상은 본부부서 관리자급 이상 팀장 260여명이며 사전 지정된 대직자(타 팀장)가 점검을 실시한다.
점검 사항은 △업무 매뉴얼 기반 업무수행 적정 여부 △팀별 주요 계약사항 이행 적정여부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에 대한 부당행위 여부 △대내외 검사 지적사항 개선 적정 여부 △부서별 자체 점검 항목 등이다.
882억원 부당대출 사고가 발생한 IBK기업은행은 외부전문가 3인을 포함한 'IBK 쇄신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쇄신안 실행에 나섰다. 쇄신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한 외부전문가 3인과 기업은행 준법감시인, 경영전략 담당 부행장 등 5명으로 구성됐으며, 위원장에는 정순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내정됐다.
기업은행은 내부자 신고제도 활성화를 위해 외부 채널에서 내부자 신고를 접수하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또한 △지점장 이상 임직원 친인척 정보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대출 시 부당대출 방지 확인서 발급 △승인된 여신 점검 조직 신설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감사자문단 운영 등을 약속했다.
NH농협금융지주도 지난달 말 '레드휘슬 헬프라인 시스템'을 도입했다.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금융사고 및 부당행위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다. 신고자 익명성을 철저히 보장하고 제보 내용을 암호화하며 아이피(IP) 추적을 방지하는 특징이 있다.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고객에게 신뢰받는 농협금융이 되기 위해 '금융사고 제로화' 초석을 놓아야 한다"며 "내부통제 체계를 재정비하고,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작동될 수 있도록 점검하고 관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 3일 농협은행은 대출상담사에 의한 205억원 규모의 주택담보 과다 대출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발생기간은 2022년 2월10일부터 2023년 4월25일까지다. 자체검사를 통해 사고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지난해에도 25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해 내부통제 실효성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노력은 긍정적이나, 실제 금융사고 예방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더욱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부통제는 시스템과 문화가 함께 변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임직원들의 윤리의식 제고와 함께 시스템적인 견제와 균형이 작동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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