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사진=연합뉴스
딥시크. 사진=연합뉴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정보 유출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기업과 기관들이 잇따라 사용 금지 조치에 나서고 있다. 반면 국내 게임업계는 딥시크 차단 조치에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NHN과 라인게임즈 등 일부 게임사는 내부 직원의 딥시크 사용을 제한했으나, 3N2K(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게임사들은 아직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6일 정부 부처 및 금융·IT업계는 내부 직원의 딥시크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외교·산업 등 주요 정부 부처에서는 직원들이 PC에서 딥시크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막았으며, 금융권과 IT업계에서도 딥시크 차단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네이버·카카오·라인야후 등은 내부적으로 딥시크의 업무 목적 사용을 금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와 기업들이 딥시크 접속을 제한하는 이유는 생성형 AI 사용 과정에서 민감한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딥시크가 이용자의 기기 정보, IP 주소, 키보드 입력 패턴 등을 수집해 중국 내 서버에 저장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또 중국 내 IT 기업은 공안기관의 요청이 있을 경우 중국 당국에 관련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일부 국내 게임사들도 정보 보안을 목적으로 딥시크 접속 차단에 나서고 있다. 6일 NHN 관계자는 "기업 보안상의 이유로 딥시크 접속 차단을 결정했으며, 이번 주 중으로 전사 차원의 접속 차단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라인게임즈도 딥시크의 업무 목적 사용을 금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모회사인 네이버·소프트뱅크 합작사 라인야후가 주요 계열사의 딥시크 사용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반면 3N2K를 비롯한 주요 게임사들은 현재까지 딥시크 사용과 관련한 공식적인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 오픈AI의 생성형 AI 모델 도입을 발표한 크래프톤과 구글 '제미나이(Gemini)'를 활용 중인 위메이드 등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게임사들도 마찬가지다. 모회사에서 딥시크 사용을 금지한 카카오게임즈조차 딥시크 사용과 관련한 별도의 제한 조치를 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가 딥시크 차단에 소극적인 이유는 중국 시장과의 관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지 퍼블리셔를 통해 국내 게임의 중국 진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이 개발한 AI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게임사들은 내부 직원들에게 AI 툴을 사용할 때 민감한 정보를 입력하지 않도록 주의시키는 등의 소극적 대응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사내서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내부 정보 보안 및 데이터 보호 측면에서 업무상 AI 툴 사용에 대한 사전 안내와 내부 교육을 실시해 오고 있다"라며 딥시크를 비롯한 모든 생성형 AI 사용을 자제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외부 AI가 보안 문제가 대두될 수 있기 때문에 업무 활용을 권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게임업계가 보다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산업군에서는 딥시크 사용에 대한 규제와 보안 지침이 빠르게 정비되고 있는 반면, 게임업계에서는 여전히 개별 기업의 판단에 맡겨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 대부분이 중국 시장에 진출을 추진하고 있기에, 개별적으로 딥시크 사용 금지를 공식화하기는 어려움이 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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