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중국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의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확인하고 신규 앱 다운로드를 중단시키면서, 중국 IT 기업들의 데이터 보안 문제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화웨이, 텐센트, BYD 등이 자사 시스템에 딥시크 AI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정부가 중국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의 신규 앱 다운로드를 중단시킨 가운데, 딥시크가 이용자 데이터를 '틱톡'의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에 무단으로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내외 언론 등에서 지속해서 제기해 온 딥시크의 데이터 유출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개인정보위원회는 딥시크에 개인정보 처리 방침 개정 등을 요구하고 추가적인 실태 점검에 돌입한 상황이다.
딥시크의 논란이 불거지면서 한국에 진출한 중국 전자제품 기업들에 대한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 운영되는 정보기술(IT) 업체는 자국법에 따라 공안기관이 요구할 경우 자국 내외 사용자 데이터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어, 한국 소비자들의 개인정보가 중국 당국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국내외서 일부 중국산 스마트폰, CCTV, IoT(사물인터넷) 기기 등이 사용자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전송할 수 있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바 있어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에 진출한 화웨이·텐센트·BYD 등 중국 기업들이 앞다투어 자사의 시스템에 딥시크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더해지고 있다. 딥시크 AI가 활용되는 과정에서 사용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가 자동으로 바이트댄스와 같은 제3자에게 전달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화웨이와 텐센트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BYD는 커넥티드카 시스템 등에 딥시크의 AI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특히 시스템에 딥시크 AI를 적용하기로 한 BYD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BYD는 커넥티드카 제조업체로서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커넥티드카는 자동차 내외부가 무선 네트워크로 연결된 차량으로, 이용자의 실시간 데이터가 개인정보의 유출 통로로 활용될 수 있다. 만약 딥시크 AI가 이러한 시스템에 접목될 경우, 차량 위치 정보, 운전 습관, 심지어 음성 명령과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까지 외부로 전송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BYD코리아는 기자간담회서 "(개인정보가) 한국 내에서 벗어나지 않게끔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한국에서 수집된 개인 정보를 중국 본사와 공유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다만 BYD코리아는 수집한 정보를 국내에 있는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 클라우드 서버에 보관하고 있다고 밝혀 우려를 사기도 했다. 텐센트 또한 자사의 클라우드에 딥시크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로보락과 샤오미 등의 기업은 개인정보의 중국 이전 가능성을 일축함과 동시에 향후 딥시크 연동 가능성에도 선을 긋고 있다.
3년 연속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로보락은 국내 기자간담회서 "딥시크 AI를 탑재할 계획이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샤오미코리아 또한 국내 기자간담회서 "스마트폰에서 사용자 데이터는 클라우드에 업로드되기 전 모든 개인 정보 식별정보를 제거한 후 보호된다"며 "데이터는 유럽과 싱가포르에만 저장해 이용자 정보를 보호할 것"이라며 개인정보를 중국 본사로 이전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일부 외신에서는 샤오미가 신형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자체 운영체제(OS) '하이퍼OS2'에 딥시크의 AI를 도입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샤오미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및 글로벌 출시되는 스마트폰 OS에 딥시크를 탑재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5'에서 공개하는 신형 스마트폰 '샤오미15 울트라' 관련 내용에서도 딥시크 AI 내용은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다만 로보락의 개인정보 정책에 고객 정보를 계열사나 협력업체와 공유할 수 있다고 명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려가 제기됐다. 또 샤오미는 과거 국내외에서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전송했다는 의혹이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어, 이용자들의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020년 샤오미 스마트폰 홍미노트8과 관련해서는 사용자 방문 웹사이트와 검색기록, 앱 사용기록 등을 수집해 싱가포르와 러시아 서버로 전송한다는 '백도어' 의혹이 일었다. 또 지난해 영국에서는 샤오미의 에어프라이어와 연동된 앱이 사용자의 대화를 녹음해 중국 서버로 전송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샤오미코리아 관계자는 "샤오미는 원격 관리 등을 위해 스마트기기의 음성 제어 기능을 지원하고 있으나, 의혹이 제기됐던 에어프라이어는 해당 기술이 적용되지 않았다"라며 "모든 음성 데이터는 사용자 동의 없이 수집되거나 외부로 전송되지 않으며, 해당 의혹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