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 시즌 4 포스터. 사진=EBS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 시즌 4 포스터. 사진=EBS

EBS 시사·교양 프로그램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가 교육계와 시청자의 호평 속에서도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BS 자료에 따르면 '위대한 수업' 시즌1은 42명의 석학과 203편의 편수로 제작됐으나, 시즌4는 20명의 석학과 제작 편수가 80편으로 제작되며 강사 수는 50% 감소했고 편수는 시즌3에 비해 62.8%가 줄어든 수치다.

'위대한 수업'은 세계 석학들의 강연을 모아놓은 강점으로 이미 교육계에서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우송대학교는 '위대한 수업' 강의 영상을 교양 과목의 영상 교재로 채택했으며, 프로그램을 활용한 석사 과정 개설을 계획 중이다. 지난 2022년에는 중·고교 현장에서 '위대한 수업'이 활용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의 강의 내용을 교재와 3분 동영상으로 만들어 무료로 배포했다.

또 컨슈머인사이트가 실시한 지식·교양프로그램 시청자 평가에서 '위대한 수업'은 선호도, 재시청 의향, 추천 의향 등 3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시청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는 노벨상 수상자가 다수 출연해 '노벨상 향우회'라고도 불린다. 사진은 '위대한 수업' 시즌1에 출연한 '2024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런 애쓰모글루. 사진=EBS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는 노벨상 수상자가 다수 출연해 '노벨상 향우회'라고도 불린다. 사진은 '위대한 수업' 시즌1에 출연한 '2024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런 애쓰모글루. 사진=EBS

높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수업'이 제작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은 입찰 형식의 제작비 지원으로 분석됐다. '위대한 수업'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국비 일부를 지원받아 제작비 매칭 형태로 제작되는 프로그램이다.

EBS 관계자에 따르면 '위대한 수업' 팀은 제작비 절반에 상응하는 금액을 자체 예산으로 투입해 왔다. '위대한 수업'은 시즌1부터 3까지 매년 49억원을, 시즌4는 15억원을 국가평생교육진흥원으로부터 지원받았다. 시즌5는 예산을 편성 받지 못했다.

이처럼 제작비의 절반에 상응하는 국비 지원이 매번 입찰 형태로 진행돼 안정적인 편성 계획을 세우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부족한 TV 수신료 비중도 '위대한 수업' 제작에 영향을 미쳤다. EBS 설명에 따르면 한국 TV 수신료는 1981년 후 월 2500원으로 동결 중이며, 그중 EBS는 2000년 후 3%(위탁수수료 제외 시 2.8%)인 70원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1년에 190억원 정도로 모이지만 EBS 전체 예산의 6%에 불과하다. 결국 '위대한 수업' 외에도 EBS의 여러 프로그램 제작에 수신료가 투입되는 상황이다.

박유준 언론노조 EBS 지부장은 지난 2023년 "개인이 70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으나 70원이 모아져서 EBS로 오면 그걸로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다"며 '온라인 클래스', '스페이스 공감', EBS 다큐멘터리 등의 프로그램 제작에도 활용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이런 제작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위대한 수업'의 총괄프로듀서 김민태 EBS PD는 수신료 비중의 향상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김 PD는 "EBS의 TV 수신료 비중을 늘리기 위한 수신료 추진단도 있다"며 "수신료를 7%로 늘리면서 재원의 안정성을 확보할 경우 '위대한 수업'이 제작의 자율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제시했다.

김 프로듀서가 제시한 또 다른 방안은 '위대한 수업'의 제작 방식이 방송통신발전기금처럼 '공적 자금' 형태로 바뀌는 것이다. 방송통신발전기금은 방송통신의 진흥을 지원하기 위한 '공적 자금'이다.

김 프로듀서는 "입찰 구조로 이뤄지는 '위대한 수업'의 제작 형태는 불안정하다"며 "정부에서 '위대한 수업' 같은 공적 필요성이 높은 프로그램은 입찰 방식의 지원이 아닌 방송통신발전기금처럼 '공적 자금'으로 지원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방송통신발전기금은 방통위에서 지원하는 발전 기금이기에 언제든지 방통위 재량으로 줄일 수 있다"며 "TV 수신료의 비중을 높이는 게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EBS는 '위대한 수업' 시즌5를 국가평생교육진흥원으로부터 국비를 지원받지 못했음에도 자체 예산으로 준비해 2025년도 하반기 편성을 준비하고 있다.

EBS 관계자는 "공적 책무를 계속 다하는 게 EBS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라며 "'위대한 수업' 시즌5 예산이 편성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제작을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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