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리마다 반짝이는 조명이 켜지고 곳곳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설치되며 캐럴의 계절인 겨울을 맞이했지만, 국내 음원 차트는 예년처럼 '조용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사회적 분위기와 같은 추가적 요인이 더해져 이런 현상이 더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4일 국내 주요 음원 차트에서는 소수의 캐럴만이 상위권에 진입했다. 멜론차트 10위권에는 엑소의 '첫 눈'과 머라이어 캐리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등 2곡이, 네이버 바이브는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Santa Tell Me' 등 2곡이 포함됐다. 지니뮤직의 경우 10위권 내 캐럴은 없었다.

반면 해외 주요 음원 사이트 차트에서는 캐럴이 강세를 보였다. 24일 스포티파이 차트에는 머라이어 캐리, 아리아나 그란데를 비롯해 왬의 'Last Christmas', 브렌다 리의 'Rockin' Around The Christmas Tree' 등 10위권 내 5곡이, 애플 뮤직 차트에는 6곡의 캐럴이 포함됐다.
국내 음원 차트에서 캐럴이 다수 오르지 못하는 현상은 해외와는 다른 음악 소비 환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김영대 음악평론가는 "외국은 캐럴이 매년 새로운 음악으로 리메이크되거나 영화에 삽입되면서 차트에 오를 만한 계기가 많다"며 "하지만 한국에서는 팬들의 적극적인 스트리밍 참여가 차트 순위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가 있어 캐럴이 차트에 오르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근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의 변화도 캐럴의 차트 순위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대중들이 음원 사이트보다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음악을 듣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달 발간한 '2024 음악 이용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음악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서비스 이용자가 사용하는 서비스는 '유튜브(무료)'가 53%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이어 '멜론'(47.2%), '유튜브 뮤직(유료)'(26.7%) 순이었다.
실제로 크리스마스 플레이리스트는 높은 조회 수를 보였다. 지난해 11월 유튜브 채널 'essential;'이 올린 크리스마스 캐럴 플레이리스트는 지난 1년간 조회 수 약 2309만 회를 기록했으며, 플레이리트스 채널 '때껄룩TAKE A LOOK'이 지난달 29일 올린 크리스마스 캐롤 플레이리스트는 조회 수 약 70만 회에 달했다.
캐럴 신곡 발매가 줄어든 것도 음원 차트 순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김 평론가는 "예전에는 크리스마스 캐럴을 내는 것이 대중적으로 소구력이 있다고 판단해 제작했지만, 현재는 음반 자체를 구입하는 편이 아니라 싱글 음반과 음원 위주로 활동하면서 시장성이 크지 않기에 제작이 위축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캐럴의 제작 수가 줄어드는 현상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지난 2007년 최규성 가요칼럼니스트는 "2005년만 해도 40여장의 새 캐럴 음반이 출시됐지만 지난해에는 임형주, 빅마마, 개그맨 컬투, 김종석 등이 내놓은 14장이 전부"라며 "지난 연말 가수들은 팔리지 않는 캐럴 음반보다 크리스마스 대형 콘서트나 연말 디너쇼에 집중했다"고 언급했다.
대중들의 일상적인 캐럴 접촉도 줄어들었다. 특히 소음과 저작권 문제로 거리에서 캐럴이 사라지면서 캐럴을 접할 기회가 더 줄어든 것이다.
김 평론가는 "캐럴을 대중음악처럼 소비하는 것이 한국 문화와 거리가 있다"며 "길거리에서 캐럴이 들리지 않게 되면서 일상과 멀어진 감이 있기에 차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올해는 12.3 비상계엄 사태로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분위기 자체가 위축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도헌 평론가는 지난 16일 "시국이 시국인 만큼, 크리스마스를 즐길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했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도 "그것(12.3 비상계엄)만 아니더라도 올해는 성탄과 연말 분위기가 났을 것"이라며 "혼란스러운 현재 상황 속 연예, 스포츠 등도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 정치적 충돌과 격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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