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진행되는 유상증자와 공개매수의 불공정거래 여부를 자세히 들여다볼 예정이다.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31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고려아연 유상증자와 공개매수에서 위법 여부가 있었는지 집중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유상증자에는 주관사로, 공개매수에는 사무취급사로 딜을 진행하는 미래에셋증권에도 현장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함 부원장은 "양측의 공개매수 과정에서 근거 없는 특정 세력과의 결탁설, 주주 간 계약 및 공개매수 규모 관련 각종 통문 유포를 조사 중"이라고 말하며 "공시 서류 간 모순되는 기재 내용을 활용한 위계 사용 등의 부정거래 행위 등도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연성 있는 혐의 내용을 중심으로 이미 구성된 조사 태스크포스(TF)에서 집중 조사 중"이라며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신속히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공개매수 과정의 위법 여부를 살피면서 유상증자와 관련된 불공정거래 여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미래에셋증권이 공개매수 내용을 인지하고 나서 유상증자를 위한 실사를 진행했는지 확인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고려아연은 공개매수를 신고할 때 재무구조 상 중대한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기재했다. 하지만 공개매수 기간 중 유상증자를 위한 기업실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고려아연이 자금을 빌려 자사주를 취득 후 소각하고, 유상증자로 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이 있었다면 공개매수 신고서에 해당 내용이 누락됐거나 의도적으로 은폐했을 가능성을 따지고 있다.

함 부원장은 "시장의 불안과 우려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시장의 눈높이에서 증권신고서의 충실 기재 여부 등을 확인하고 불공정거래 조사와도 연계해 살펴볼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위계를 사용하는 부정거래 등 위법 행위가 확인되는 경우 해당 회사뿐 아니라 관련 증권사에 대해서도 엄중히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