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결단을 내리면서 피벗(통화정책 전환) 국면에 돌입했다.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한국은행 본부에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3.5%에서 3.25%로 0.25%p 인하했다.

3년 2개월 간의 통화 긴축 기조도 완화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문에서 "물가상승률이 뚜렷한 안정세를 보이고 이는 가운데 정부의 거시건전성정책 강화로 가계 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며 "외환시장 리스크도 다소 완화된 만큼 통화정책의 긴축 정도를 소폭 축소하고 그 영향을 점검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현재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따지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에 대한 기대 변화, 중동지역 리스크, 중국의 경기부양책 등에 영향을 받으며 장기 국채 금리와 미 달러화 지수가 하락했다"고 말하며 "주요국의 경기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내수 회복을 짚었다. 수출 증가세는 이어졌으나 내수 회복세는 아직 더딘 모습이라는 평가다.

한국은행은 "고용 관련해 취업자수 증가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지만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지속했다"고 밝히며 "국내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지난 8월에 비해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한국은행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되는 물가상승률에 관해선 "안정세가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9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1.6%로 낮아졌다. 근원물가 상승률(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0%로 둔화됐으며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8%로 낮아졌다.

한국은행은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낮은 수요압력으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2%를 하회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근원물가 상승률은 2% 내외의 안정세를 예측하며 올해 상승률이 지난 전망치(2.2%)에 부합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내년 상승률은 대체로 전망에 부합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중동지역 리스크의 전개 양상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 환율 움직임, 공공요금 조정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다"며 다소 우려를 드러냈다.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상당폭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주택시장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거래량도 축소된 까닭으로 풀이된다. 지방에서는 부진이 이어졌다.

금융외환시장을 살펴보면 국내외 통화정책에 따른 기대 변화에 장기 국고채 금리가 하락 후 반등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 달러화 흐름,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영향으로 등락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국내경제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되고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장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은 증대됐다"며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 등 관련 리스크에 여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향후 통화정책은 물가, 성장, 금융안정 등 정책 변수 간 상충 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며 앞으로의 인하 속도 등을 신중히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향후 방향을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저널리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