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깜빡이'를 켰다. 통화정책방향문에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검토하겠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 3.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은행은 통화정책방향문에서 "외환시장 변동성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국내경제는 수출 개선세가 이어졌지만 내수가 조정되면서 부문간 차별화가 지속되고 성장세도 주춤했다"며 "고용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지만 취업자수 증가폭은 줄고 소비도 점차 회복되면서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짚었다.

올해 성장률을 2.5%로 5월 전망치와 동일하게 유지했다. 한국은행은 성장경로에 IT경기 확장 속도, 소비 회복 흐름, 주요국 통화정책에 영향을 끼치리라고 내다봤다.

다만 소비자물가는 둔화세가 짙어졌다는 평가다. 지난 5월 통방문에는 "금년중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 상승률도 지난 2월 전망 수준인 2.6% 및 2.2%로 각각 예상된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번 통방문에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 초반으로 완만히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연간 상승률은 지난 5월 전망치(2.6%)를 소폭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며 "근원물가 상승률은 점차 2% 수준으로 둔화되겠으며 연간 상승률은 지난 5월 전망치(2.2%)에 부합할 것"이라고 짚었다.

금통위는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완만히 개선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면서 목표수준으로 점차 수렴해 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외환시장, 수도권 주택가격, 가계부채 등이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고수했다.

눈에 띄는 점은 "향후 통화정책은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와 함께 성장, 금융안정 등 정책 변수들 간의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는 문구다.

그간 금통위에서 만장일치 동결이 이어진 만큼 이번 회의에서 인하 소수의견이 나왔을 가능성도 대두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그간 물가상승률을 금리 인하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으며 4월 "금리 인하 깜빡이도 켜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이 커지며 인하 여부를 가늠 중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다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문 결정 회의는 오는 8월 22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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