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급변하는 대내외 경제 현황에 기준금리를 다시금 인하했다.
2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한국은행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었다. 금통위는 이날 회의에서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3.25%에서 3.00%로 25bp 인하했다.
금통위는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문에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물가 상승률의 안정세와 가계 부채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의 하방 압력이 증대됐다"며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경기의 하방 리스크를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금통위는 트럼프 정부의 재출범에 따른 경제 정책 변화에 따라 경기와 인플레이션이 요동칠 것이라 전망했다. 전세계적으로 주요국의 정책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졌으나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달러 강세도 이어지고 있다. 금통위는 "앞으로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미국 신 정부의 경제 정책 추진 양상·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지정학적 리스크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국내 경제는 내수 회복세가 완만한 가운데 수출 증가세는 둔화돼 성장 흐름이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률은 낮은 수준이지만 취업자수 증가규모는 점차 둔화되고 있다.
금통위는 "앞으로도 국내 경제는 완만한 소비 회복세를 이어가겠으나 수출 증가세는 주력 업종 경쟁 심화,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예상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올해와 내년 경제 성장률을 각각 지난 8월 전망치 2.4%와 2.1%를 하회하는 2.2%와 1.9%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 물가는 안정세를 지속했다. 10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 하락에 따라 크게 하락해 1.3%를 기록했고 근원물가 상승률도 1.8%로 낮아졌다.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전월과 같은 2.8%로 나타났다.
금통위는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환율 상승이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국제 유가 하락, 낮은 수요 압력 등으로 안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향후 물가 경로는 환율과 국제 유가 움직임과 국내외 경기 흐름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지난 전망치 2.5%와 2.1%보다 낮은 2.3%와 1.9%로 전망했다.
금융·외환시장에서는 국고채 금리가 미 국채 금리와는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이며 하락했다. 미 국채 금리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도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상당폭 상승했다. 가계대출은 계절적 요인 등으로 증가 규모가 소폭 확대됐지만 거시건전성 정책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택관련대출 중심으로 당분간 둔화될 전망이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며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특히 유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금통위는 "금융안정 측면에선 가계부채 둔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환율이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금리인하가 물가와 성장, 가계부채와 환율 등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 변수 간 상충 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앞으로의 인하 속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