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경상북도 구미 구미시청에서 교촌F&B와 구미시가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 = 구미시청 
지난 1월 경상북도 구미 구미시청에서 교촌F&B와 구미시가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 = 구미시청 

교촌F&B가 경북 구미시와 '교촌 거리'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등 지역색과 역사성을 강조하지만 실질적인 결과물은 대대적인 홍보와 비교해 미약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달 중 공개하기로 한 구미 교촌 거리 오픈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으며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이렇다 할 결과물도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교촌F&B는 지난 1월 25일 구미시와 지역 관광사업을 활성화하고 교촌F&B의 문화·역사성을 간직한 명소로 재단장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구미시는 교촌F&B의 근간인 교촌치킨 1호점이 문을 연 곳으로 협약은 △교촌치킨 1호점 테마 지역 명소화 △지역 특산물 활용 메뉴 개발 △교촌치킨 1호점 재단장 개방 △스포츠 활동 등 지역 사업 활성화 협력 추진 등이 골자다.

협약에 따라 양측은 구미시외버스터미널 사거리부터 1호점인 교촌치킨 송정(구미)점까지 약 300m 구간을 총 18억원(교촌F&B 13억원·구미시 5억원)을 투자해 안내 표지판, 조형물, 벽화, 포토존 등 테마 거리로 조성하고 해당 거리가 포함된 구간인 1991교촌로·2023교촌로 등 교촌F&B의 역사를 담은 관광 명소로 재구성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달 공개 예정으로 알려진 교촌치킨의 '교촌 거리' 조성은 여전히 거시적인 단계에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구미시 관계자는 해당 상황에 "교촌 거리 조성안은 현재 설계 중"이라며 "교촌1호점 재단장은 9월 말부터 공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교촌치킨 1호점 재단장 공사가 9월 시작하므로 '교촌 거리'뿐만 아니라 재단장한 '교촌1호점'도 예정된 기간 내 공개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교촌이라는 기업체와 공공기관이 함께 하다 보니 디자인안(설계안)의 조정이나 수정이 많이 더해졌고 시 부지뿐만 아니라 철도 부지 내 공원 조성 등 민간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어 (설계가) 지연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교촌1호점을 중심으로 한 관광 명소화 계획도 당초보다 연기됐다. 구미시 관계자는 "시 내 주요 지점 기업체 등을 상품화한 시티투어 상품이 있는데, 교촌1호점과 교촌거리 등이 조성되면 포함할 예정"이라며 "구체적 관광상품 등도 (거리·리모델링) 조성 이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월 경기도 성남 교촌F&B 판교 사옥에서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의 지역 동반 성장 기여 감사패 수여식이 진행 중이다. 왼쪽부터 권원강 교촌그룹 회장, 우동기 시대위원장. 사진 = 교촌F&B
지난 7월 경기도 성남 교촌F&B 판교 사옥에서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의 지역 동반 성장 기여 감사패 수여식이 진행 중이다. 왼쪽부터 권원강 교촌그룹 회장, 우동기 시대위원장. 사진 = 교촌F&B

교촌F&B는 구미시와 업무협약을 비롯해 1호점 창립년도를 딴 '교촌1991레이디스 오픈', 자회사 '발효공방1991' 등을 통해 역사성과 비수도권 출신 기업임을 여러 번 강조했다.

지난 7월에는 경북 영양군과 함께 지역 전통문화와 관광자원을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 등을 포함한 '발효감각 복합 플랫폼 조성사업'이 국토교통부의 '민관협력 지역상생협약 사업'에 선정됐다.

이어 8월에는 권원강 교촌그룹 회장이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로부터 지역 동반성장 기여 공로를 인정받아 감사패를 수상했다.

그러나 교촌F&B가 지역 상생·한식 기반(K-치킨)을 강조해 온 행보와 달리 교촌치킨 내에서 지역색을 강조하거나,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교촌치킨이 지난 7월 발표한 신메뉴 교촌옥수수시리즈에서도 지역 특산물을 활용했다거나 옥수수 재배 농가와 협력했다는 등의 설명은 찾아보기 어렵다.

맥도날드가 전남 진도군의 특산물을 활용해 출시한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 홍보 이미지. 사진 = 진도군청
맥도날드가 전남 진도군의 특산물을 활용해 출시한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 홍보 이미지. 사진 = 진도군청

반대로 식품 업계에선 치맥·한식 등 이른바 'K-푸드'가 유행하며 지역 농산물과 특산물을 활용해 개발한 상품이 늘고 있다.

지난 8월 한국맥도날드는 전남 진도 특산물인 대파를 활용한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를 재출시했다. 이외에도 맥도날드는 창녕 갈릭 버거, 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 등 지역 특산물을 응용한 메뉴를 공개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24 외래관광객조사 2분기 잠정치 보고서' 내 방한 고려 관광 활동 그래프. 사진 = 보고서 갈무리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24 외래관광객조사 2분기 잠정치 보고서' 내 방한 고려 관광 활동 그래프. 사진 = 보고서 갈무리 

한식에 대한 외국 관광객들의 관심도 꾸준히 높아, 경제·문화적 파급 효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지난 8월 공개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24 외래관광객조사 2분기 잠정치 보고서'에 따르면 방한 관광객들의 한국여행 계획 이유는 '한류 콘텐츠를 접하고 나서'가 1위, '한국 전통문화'가 2위를 차지했다. 특히 방한 관광객의 절반 이상인 60.8%가 식도락 관광을 고려했다고 답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도 지난 7월 음식관광 활성화를 위한 브랜드 '테이스티 유어 코리아(Taste your Korea)'를 선보이고 지역색을 대표하는 음식 콘텐츠 33선을 선보였다.

지난 15일 BC카드가 발표한 '국가대표 음식관광 콘텐츠 33선' 데이터 분석 자료 중 식재료, 전통주를 제외하면 3년간 가장 외국인들이 선호한 메뉴는 치킨으로 결제 건수 1위를 기록했다.

한편 교촌치킨 관계자는 구미시 내 '교촌 거리' 조성 등과 관련해 문의했으나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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