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촌치킨이 연구개발비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지만 성과에는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2022년과 올해 내놓은 신메뉴에 소비자 반응이 냉랭한 탓이다. 매출 증대에도 사실상 큰 도움은 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치킨은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에 약 11억원을 투입했다. 전년 동기 대비 41.8% 늘어난 수치다.
교촌치킨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2년 0.26%, 2023년 0.38%에서 올해 상반기 0.48%까지 늘어나고 있다. 사실상 매출이 2022년을 기점으로 정체되고 있는데 연구개발비가 늘어나면서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
2020년에서 2022년에는 연구개발비가 줄어드는 추세였으나 2022년 13억5000만원을 기록한 이후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권원강 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 시점과 맞물린다. 권 회장은 2019년 3월 회장직에서 물러났다가 2022년 12월 회장직에 재선임됐다.
교촌치킨은 2022년 7월 블랙시크릿 출시 후 2년 만에 교촌옥수수를 새롭게 출시했다. 교촌옥수수 출시에도 권 회장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다만 연구개발비용 대비 성과에는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1년에 약 20억원씩 연구개발비로 투입하고 심사숙고 끝에 내놓은 신제품들을 향한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2022년 7월 출시한 블랙시크릿은 중화향이 강해 호불호가 갈리고 올해 출시한 교촌옥수수는 옥수수 향이 약해 정체성이 뚜렷하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옥수수칩을 첨가하기 위해 사용한 물엿 때문에 너무 달고 단맛을 국물떡볶이로 보완한 것 같다는 의견도 있다.
교촌치킨의 매출은 오리지널과 레드, 허니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 가운데 2010년 출시된 허니시리즈가 여전히 교촌의 시그니처메뉴로 자리잡고 있다. 이후 점보윙 등 다양한 형태의 메뉴가 개발됐지만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는 '히트작'은 아직까지 요원한 상태다. 그 사이 새로운 맛을 내놓는 새로운 브랜드들이 쏟아져 나오며 경쟁도 치열해졌다.
교촌치킨은 치킨 외에도 소스나 전통주, 볶음밥 등도 개발하고 있다. 문제는 신제품·신메뉴들이 매출을 뚜렷하게 성장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촌치킨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이 4259억원으로 전년 대비 14.6% 감소하면서 BHC와 BBQ에 밀렸다. 같은 기간 BHC 매출은 5356억원으로 5.5%, BBQ는 4732억원으로 13.0% 증가했다. 교촌치킨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늘긴 했지만 별도 기준으로는 약 1.5% 증가에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1.0%가 채 안된다.
관련 업계는 교촌치킨이 2021년 11월과 2023년 4월 짧은 기간 동안 가격을 연달아 인상하는 탓에 불매운동이 일어나 매출이 정체된 것으로 보고 있다. 2023년 가격 인상 후 내놓은 블랙시크릿이 시장과 여론을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한편 교촌옥수수의 매출기여도와 연구개발비 지출 계획과 관련해 교촌에프앤비는 답하지 않았다.
- 치킨 가맹점주들 '전국치킨가맹점주협의회' 창립
- 가격 올리니 소비자 즉각 반응…3위로 밀린 교촌치킨 반등 전략은
- '이대론 힘들다'…권원강 교촌 회장, 송종화 대표 복귀 이유
- 교촌치킨, 순위 하락 속에도 권원강 회장 배당 유지
- 교촌치킨 전용앱, 소비자 외면 속 '애물단지' 되나
- 9월에 연다더니…권원강 회장의 '구미 교촌거리' 깜깜
- [단독] '내로남불' 교촌의 배민·쿠팡이츠 공개 저격…"계륵이 따로 없다"
- 협력사에 '마진 0원 갑질' 교촌, 공정위 과징금 2억8천만원
- 권원강 교촌 회장 'ESG 경영' 선포했지만…평가는 또 '최하'
- 교촌에프앤비, 3분기 영업이익 76억원…전년比 10.7%↓
- 교촌치킨 가맹점주 "과도한 차액가맹금 돌려달라"…소송 움직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