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촌치킨의 계속되는 부진에 권원강 교촌에프엔비 회장이 송종화 대표를 구원투수로 내세우면서 상황 반전에 눈길이 쏠린다. 다만 현재의 교촌은 과거와 전혀 다른 위기에 놓여 있어 이렇다 할 묘수를 쓰기가 쉽지 않다는 우려섞인 분석이 지배적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엔비의 지난해 매출은 4259억원으로 4731억원의 매출을 올린 BBQ에게 업계 2위 자리 마저 내줬다.
그간 교촌은 지역 내 가맹점 수를 제한하며 가맹점 수익성에 집중했다. 하지만 그 결과 경쟁사 대비 매장 수가 현저히 적어 전체 매출이 감소하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경쟁사들이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장하고 있는 것과 대조돼 교촌의 수익성만을 고려한 전략이 결국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며 위기를 자초했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레드 시리즈'와 '허니 시리즈' 이후 이렇다 할 히트 상품이 없다는 것도 문제로 거론된다. 제품 개발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소비자 반응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가격 인상 이슈까지 겹치면서 교촌에 대한 소비자의 부정적 인식이 크게 확대됐고 매출 감소로 직결됐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교촌은 종합식품기업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신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본업인 치킨 사업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의 신사업은 '확장'보다는 '도피'에 가깝다는 부정적 시각도 고개를 들었다. 본업인 치킨 사업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다른 영역으로의 진출은 오히려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일단 교촌은 지난 3월 송종화 부회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송 대표는 과거 조류 인플루엔자(AI)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을 1위로 끌어올린 인물로 분류된다. 특히 그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파장을 일으킨 '허니 시리즈' 아버지로 불린다.
교촌은 과거 위기에서 교촌을 구해낸 송 대표를 다시 불러 또 한번의 위기 극복을 이뤄 내겠다는 계획이지만 업계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현재의 교촌은 그때와는 전혀 다른 위기 속에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현재 교촌은 히트 상품 부재,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 이탈, 경쟁사 대비 뒤처진 확장 전략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상황"이라며 "송 대표가 직면한 현실이 과거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려운 만큼 다시 교촌을 정상 궤도로 돌려놓을 수 있을지 그 성공 여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고 꼬집었다.
지난 3월 송 대표는 취임사에서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