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음갤러리에서 아트페어 전시회 '드로잉그로잉(Drawing-Growing)'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 이하영 기자
서울 종로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음갤러리에서 아트페어 전시회 '드로잉그로잉(Drawing-Growing)'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 이하영 기자

예술구매 문화 확산과 배리어 프리를 함께 추구한 아트페어 전시회 '드로잉그로잉'이 신진 작가, 발달장애인·신경다양성 작가 등 다양한 이들의 작품을 선보였다.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음갤러리에서 발달장애인 및 신경다양성 작가들이 참여한 아트페어 전시회 '드로잉그로잉'이 열렸다. 전시는 전시공간 미학관의 기획 전시 중 하나로,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후원한다.

'드로잉그로잉'은 올해 3회차로 회화, 3D조형 등 다양한 분야의 총 56명의 작가가 참여한 작품 230여 점을 관람할 수 있다. 전시는 작품의 초기 단계이자 아이디어의 시작인 '드로잉'과 '에스키스(작품의 초고)'를 주목해 판매 가능한 작품으로 선보이는 드로잉 장르 특화 아트페어다.

올해 '드로잉그로잉'은 발달장애인·신경다양성 작가들과도 함께 협업 진행한다. 작품 관람은 물론, 각 작품별로 현장에서 구매할 수도 있다. 전시를 통해 판매된 작품 판매 수수료는 작가에게 70%가 돌아간다.

 아트페어 전시회 '드로잉그로잉(Drawing-Growing)' 전시장 한켠에 박스들이 가벽처럼 꾸며져 있다. 사진 = 이하영 기자 
아트페어 전시회 '드로잉그로잉(Drawing-Growing)' 전시장 한켠에 박스들이 가벽처럼 꾸며져 있다. 사진 = 이하영 기자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종이'를 소재로 디자인된 공간과 곳곳을 채운 각양각색의 디자인이다. 박스 형태의 가벽이 공간을 꾸밈과 동시에 작품을 전시하는 전시대의 역할을 맡았으며, 한켠에는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전시 작품은 각양각색, 색채와 소재, 주제도 다양한 작품들로 가득했다. 아트페어 형식의 전시인 만큼 일반적 전시관과 달리 각 작품의 곁에는 작가의 이름, 작품의 제목과 가격이 함께 기재돼 있었다. 입장 시에는 안내 책자와 카페 '들꽃피네'의 커피 드립백이 제공된다. 카페 '들꽃피네'는 보호 종료 청소년 및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청소년, 청년의 자립 지원 및 환경 조성을 위한 단체다.

김혜원 작가와 이슬아 작가의 협업 작품 '찡긋'(2020, 위), 라움콘 작가집단의 '뭉쳐진 말들'(2024, 아래). 사진 = 이하영 기자
김혜원 작가와 이슬아 작가의 협업 작품 '찡긋'(2020, 위), 라움콘 작가집단의 '뭉쳐진 말들'(2024, 아래). 사진 = 이하영 기자

전시관은 작품의 형식과 이해를 규정하는 설명이 없고, 작품과의 거리가 가까워 자신만의 감각으로 작가들의 스타일을 스스로 느껴볼 수 있다. 안내 책자에는 작품 소개 대신 작가들의 특성 등이 적혀, 그들의 시각을 엿볼 수도 있었다. 

김혜원 작가는 2D 이미지를 물감, 색연필, 실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출력하고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하며, 이슬아 작가의 드로잉을 해석한 작품을 선보였다. 라움콘(laumkon) 작가집단은 마비된 신체 기능을 재활하는 과정에서의 '예전과 다른 몸으로 경험하는 일상'을 예술로 표현했다.

함성주 작가의 '드로잉의 드로잉의 드로잉'(2024). 사진 = 이하영 기자 
함성주 작가의 '드로잉의 드로잉의 드로잉'(2024). 사진 = 이하영 기자 

이번 전시는 신진작가에게는 작품 판매의 또 다른 통로가 되며, 발달장애인·신경다양성 작가들이 참여한 예술활동의 장으로서의 의미가 있다. 다양한 미술 작품에 관심이 있거나 예술 작품 구매(아트 컬렉팅) 문화를 접하고 싶은 이들의 시작점으로도 적절하다.

더불어 장애인 관객을 위한 공간 편의 덕에 더 다양하고 폭넓은 계층이 예술을 향유할 수 있다. 전시가 열리는 공간인 이음갤러리는 거동이 어려운 장애인 관객도 2층의 전시장까지 향하기 편하도록 에스컬레이터 및 오르막 통행로(슬로프) 등이 있고, 전시장 안으로도 휠체어 접근이 가능하다.

전시 기간 중 열리는 체험 프로그램은 △웁쓰양 작가와 함께하는 '마음 드로잉' △'언제나 내 곁에 드로잉 키링' 등이 있다. 이 중 '마음 드로잉' 프로그램은 참여 작가들과 함께 총 2회차 진행하며, 온라인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운영된다. '언제나 내 곁에 드로잉 키링'은 체험 공간에서 직접 드로잉 키링을 제작하는 상시 프로그램이다.

전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오는 30일까지 진행되며, 주관사 미학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번 전시와 연관된 추가 프로그램은 없다. 전시된 작품들은 오는 7월 1일부터 한 달간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서도 구매할 수 있다. 전시장 인근에는 아르코미술관·극장 및 마로니에 공원, 대학로 공연장 등이 있어, 다른 전시와 공연 등을 연계 관람하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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