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의 새 수장에 오른 구미현 대표이사 회장이 최근 임직원들에게 취임 인사를 전했다.

취임 인사에는 선대 회장이자 아버지인 고(故) 구자학 회장의 이름이 몇 차례 등장했다. 

일명 '남매 전쟁'이라 불린 긴 경영권 분쟁 속에서 언론을 통해 자신이 이름이 여러차례 오르내린 데 침묵한 이유, 그리고 아워홈의 발전을 위한 계획을 밝힐때 아버지의 이름은 그 앞에 쓰여 졌다.

구자학 선대 회장은 구인회 LG그룹 초대 회장 셋째 아들로 1960년대부터 식품, 화학, 전자, 건설 등 다양한 분야 기업에서 경영인으로 활약한 '산업화 1세대'다. 

2000년 1월 LG유통(현 GS리테일)의 식품서비스부문을 분리 독립시켜 아워홈을 세우고 매출 1조7000억원의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생전에는 대한민국 산업화 역사의 산증인으로 평가받은 인물이다.

2021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까지 21년간 애지중지 아워홈을 키워온 구 선대 회장은 아마 짐작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경영 일선에 나설만큼 아끼며 일구고 지켜온 아워홈이, 자식들 간의 싸움으로 생채기를 입다 못해 끝내는 다른 이의 손에 넘어갈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는 말이다.

그리고 치열했던 한국 산업화 역사의 증인으로 기록된 본인의 이름이 자식들 간의 싸움에서 각자 명분을 대신하는 무기로 쓰일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치도, 원치도 않았을 것이다.

길었던 7년의 남매 전쟁은 장남도, 막내딸도 아닌 장녀의 승리로 끝이 났다. 그리고 그 긴 전쟁 속에서도 아워홈은 임직원들의 피와 땀으로 더 큰 결실을 일궈냈다.

이제 구미현 신임 회장은 승자로써 아워홈을 묵묵히 지켜낸 임직원들에게 논공행상을 할 때다. 취임 인사에 적은 대로 임직원들의 고용 승계와 지위 보장을, 그리고 묵묵히 아워홈의 성장에 기여 해온 인재를 발탁해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란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다. 

또 매각을 공식화한 만큼 전문경영인을 도와 남은 기간 합리적인 회사 경영에 힘쓰고, 매각에 있어서는 금전이 아닌 아워홈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는 아버지의 이름을 뺀, 아워홈의 새 회장이자 대표이사인 구미현 본인의 이름을 걸고 말이다.

"현재 아워홈의 성장은 임직원 여러분 덕분이고, 향후에도 임직원들이 회사에서 안정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펼칠 수 있도록 임직원을 보호하는 것이 대표이사로서 책무라고 생각한다. 잘 부탁드린다" - 구미현 아워홈 회장 취임 인사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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