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둔화가 국내 친환경차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1분기 친환경차 수출은 17만8003대로 전년 대비 5.6% 감소세를 보였다. 전 세계 전기차 수요 둔화로 수출이 크게 줄어든 것이 친환경차 수출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보조금 정책과 완성차 브랜드들의 가격 정책으로 인해 친환경차의 수요는 매년 성장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보조금과 고사양 전기차 모델 출시 등으로 성장세는 주춤해졌고, 올해 1분기는 2020년 4분기 이후 13분기 만에 역성장했다.
올해 전기차 성장 둔화가 본격화하면서 친환경차 수출뿐 아니라 내수 시장에도 미치는 영향이 커질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이 계속되면 윤 정부가 제시한 2030년까지 전기차 420만대 보급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전기차 수출 대수는 2만7668대였고 전년 대비 20% 가까이 감소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1~3월) 전기차 수출 대수도 8만1631대로 전년 대비 10.7%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수출 감소는 지난 2월부터 시작됐다. 3년 2개월 만에 수출 물량이 13.8% 줄었다. 지난 3월에도 8.7% 줄어든 6만5012대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다.
친환경차(전기차 하이브리드 플러그하이브리드 수소차) 중 하이브리드차는 다른 차종들과 달리 강세를 보였다. 하이브리드차는 지난 3월 3만3477대로 전년 동월 대비 8.8%가 증가했고 1분기 전체로는 전년 동기 대비 5.5%가 상승한 8만4040대가 수출되면서 모든 친환경차 동력원에서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이뤘다.
올해 1~4월 누적 기준 내수 시장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5만438대) 대비 28.1% 감소한 3만6273대로 집계됐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올 상반기까지는 다른 글로벌 시장과 같이 둔화 조짐을 보이다가 지난달 전기차 판매가 전년 동월보다 29.2% 급감한 1만4183대에 그치는 등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내 배터리 업계도 전기차 캐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전체 소비자 16%를 차지하는 '얼리 어답터'의 시간이 끝나고, 전기차 상품성과 인프라 구성이 일반 소비자층의 구매 장벽을 뛰어넘지 못하는 상황이 판매 실적으로 반영됐다.
이러한 분위기는 완성차 브랜드뿐 아니라 배터리 생산 업체들도 투자 축소 및 생산 속도 조절로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출범 이후 처음으로 투자 축소를 공식화했고 삼성SDI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1분기 3754억 원을 기록했던 삼성SDI의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 2674억 원으로 줄었다.
올해 1분기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을 보면 두 자릿수 성장은 했지만 2017년부터 2023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 45.8%, 배터리 시장의 51.0%에 크게 못 미쳤다. 최근 전기차 시장을 보면 성장세가 크게 꺾였다.
이러한 분위기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전기차 수요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들도 신규 모델 출시를 늦추거나 생산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 최근 미국 포드자동차는 전기차 손실이 커지자, 협력사에 배터리 주문을 줄이겠다고 통보한 상태다.
단순히 시기적인 문제라고 판단하고 있는 완성차 업체와 정부기관의 인식변화와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 생각한다. 전기차 캐즘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기차가 가진 혁신성과 구매 시 실질적인 이점이 뭔가에 대해 소비자의 눈 높이에 맞는 해결책이 우선되어야 한다.
전기차 캐즘을 넘어 대중화로 가려면 전기차 가격인하, 배터리 기술의 발전, 인프라 구축 등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