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지주 전경. 사진=메리츠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 전경. 사진=메리츠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가 금융당국이 검토 중인 부동산PF 평가 기준 세분화가 장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체 사업장 정리가 빨라져 신규 비즈니스 발굴 기회가 늘어난다는 판단이다.

14일 메리츠금융지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 참석한 오종원 CRO는 부동산PF 평가 기준 세분화가 끼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비즈니스 기회 발굴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PF 사업장 분실 3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 중 악화우려 등급을 '유의'와 '부실우려'로 세분화 한다고 밝혔다.

유의 등급은 지속적이고 중대한 애로 요인으로 사업 진행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되는 경우, 부실우려 등급은 사실상 추가적인 사업 진행이 곤란한 경우에 부여한다.

오 CRO는 "금융감독원 평가 개선안 시행 시 부동산 자산 본질 가치 측면에서는 변화가 없고 재무적으로 봤을 때 충당금 적립 규모의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부동산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이번 분류는 동산 자산 분류 방법의변화지 해당 사업장의 본질적인 가치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지만 재무적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자산 건전성 분류에 따른 충당금 적립 규모 변화"라고 짚었다.

재무 손익에 반영하는 충당금 규모는 LTV를 반영해 결정한다. 메리츠 금융 부동산PF는 선순위 비중 95%, 평균 LTV가 42%로 충당금 적립 규모 변화는 크지 않지만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경공매 활성화로 매력적인 신규 비즈니스 발굴 기화가 많아져 시장 기회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도 덜었다. 오 CRO는 "그룹 부동산 익스포저는 국내 19.5조, 해외 4.2조이며 충당금 및 준비금 합산 비율은 국내 3.4%, 해외 4.3%로 예산 손실 예상 손실을 즉시 반영해 관리하고 있다"며 "올해 충당금 및 수익증권 감액의 규모는 작년 5690억원 대비 현재의 낮은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재 부동산 시장 사이클은 하락기라고 평가했다. 최희문 메리츠 CIO는 "지금은 코로나 시기의 초저금리 상황 속에서 폭등했던 실물시장이 정점을 찍고 상승 폭의 상당 부분을 반납한 하락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고금리 기조 지속과 공사비 상승으로 부동산 개발 현장 사업성이 부족해지다 보니 공급이 나빠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 CIO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매우 촘촘한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투자를 계속 집행하고 있다"면서도 "타 금융기관 참여가 소극적인 상황이라 선별 참여 기회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여타 금융사와 마찬가지로 사업 성장 기회는 기업 금융에서 노릴 예정이다.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는 "기업금융 강점을 살려 비부동산 부문의 기업금융 비중을 확대해 왔다"며 지난해 1월 진행한 1.5조 규모 롯데건설 자금 지원과 올해 2월 진행한 1.3조 규모 홈플러스 담보대출을 예시로 들었다.

이어 "앞으로도 국내외 대기업 그룹 및 계열사 등과의 파트너십을 적극 활용하해부동산이 아니더라도 좋은 사업 기회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의 초대형 IB 인가도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장 대표는 "초대형 IB 인가는 준비 중에 있으며 작년 말 기준 증권 별도 자기자본이 5.6조원으로 초대형 IB 기본 요건인 4조원을 이미 넘어선 수준"이라며 "추가 증자는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다만 1분기 기업금융 수익 개선은 미비했다. 장 대표는 1분기 메리츠증권 기업 금융 수익 증가가 실적 개선에 따른 것이냐는 질문에 "1분기 기업금융 수입 증가는 기저 효과이며 본질적인 개선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충당금 적립금액을 제외한 2024년 1분기 관리회계 기준 기업금융 순영업수익은 928억 원이고 2023년도 분기별 평균 기업금융 순영업 수익은 1076억 원으로 올해 1분기는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며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개선의 흐름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답했다.

낮은 리테일 수익을 극복할 방안으로는 디지털채널 맞춤형 전략을 내세웠다. 정 대표는 "디지털 전용 슈퍼 365 계좌가 대표 상품"이라며 "자산관리 부문에서는 우수한 운용력을 활용한 지점운용 웹 상품을 중심으로 수익을 확대해 나아갈 생각"이라고 답했다. 현재 메리츠증권 운용 웹 규모는 6000억원으로 업계 3위 수준이다.

메리츠화재 수익 개선은 외형 성장과 고액 사고 미발생 덕을 함께 봤다.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는 "일반 보험 이익이 늘어난 직접적 이유는 손해율 감소"라며 "통상 고액 사고가 연 100억 정도 발생을 하는데 올해 겨울에는 고액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3년간 수입보험료가 연평균 17% 증가 성장했고 손익규모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과보험료가 2024년부터 본격 성장했다"고 말했다.

의료 파업도 손해율 감소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 김 대표는 "의료 파업이 정상화되면 이미 팔아놓은 보유계약 손해액은 언제든지 다시 늘어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신계약 프라이싱 정교화와 더불어서 극한의 비용 절감 노력을 지속하여 시장 수익성 하락에 대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메리츠금융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59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p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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