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사옥. 사진=메리츠증권
메리츠증권 사옥. 사진=메리츠증권

메리츠증권이 메리츠캐피탈에 대한 유상증자를 실행하고 부동산PF 자산을 이전받았다. 메리츠증권이 캐피탈사 지원에 나서자 한국신용평가는 메리츠증권이 자본적정성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캐피탈은 지난 7일 이사회결의를 통해 2000억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결정했다. 증자는 주주배정방식으로 진행되고 증자 대금은 17일 메리츠증권을 통해 100% 납입될 예정이다. 

또한 메리츠캐피탈은 유상증자와 별개로 메리츠증권과 대출참가계약을 체결해 3278억원의 PF대출 자산을 메리츠증권에 이전했다. 

한신평은 메리츠캐피탈이 메리츠증권에 부실 여신을 정리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함에 따라 자산건전성이 개선되고 손실흡수능력이 증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신평에 따르면 메리츠캐피탈의 올해 1분기말 연체율은 9.7%,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14.0%로 나타났다. 이번 계약 체결로 연체율과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말 수준인 6.1%, 11.5%까지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유상증자를 통해 메리츠캐피탈의 자기자본 규모는 1.6조원으로 증가하고 신종자본증권의 자본성을 반영한 조정 레버리지 지표는 올해 1분기 기준 6.6배에서 5배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메리츠증권은 캐피탈사의 부담이 전가되면서 자본적정성 지표가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 한신평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조정영업용순자본비율은 2020년 223.8%에서 올해 1분기 165.1%까지 하락했다. 한신평은 이번 유상증자로 6.6%포인트 추가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메리츠캐피탈로부터 이전되는 부동산PF 자산을 합하면 메리츠증권의 부동산PF 익스포져는 5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규모는 늘어나지만 캐피탈에서 증권으로 이전되는 부동산PF 자산도 대부분 본PF자산으로, 증권과 캐피탈이 공동 선순위 투자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사업성평가를 통해 충당금을 인식한 자산이고, 선순위 위주의 구성 등을 고려했을 때 재무지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신평은 다만 "자산 내 지방 비중, 비주거 비중, 요주의이하 비중이 높아 자산이 최종 정리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사업포트폴리오 내 높은 부동산금융 집중도와 거액 신용집중위험, 적극적인 위험인수성향 등을 고려했을 때 자본적정성 지표 수준을 보다 높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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