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이 올해 상반기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인터넷전문은행이 올해 상반기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에서 연 5% 중반대 금리로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A씨는 대환대출 플랫폼에서 케이뱅크의 연 3% 중반대 금리 아파트담보대출 상품으로 갈아탔다. 대환대출로 A씨는 총 1억3000만원의 이자를 절감하게 됐다."

비대면 간편 대환대출 서비스 실시 이후 인터넷전문은행이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인터넷은행 금리 경쟁력에 더해 시중은행 역시 고객을 모으기 위해 금리 인하와 대환 혜택 등 다양한 방안을 내놓으면서 은행 간 경쟁으로 금융소비자 선택 폭이 넓어지는 효과를 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환대출 플랫폼에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 상품 금리 하단은 각각 3.44%, 3.56%다. 시중은행은 KB국민은행 3.73%, 신한은행 3.67%, 하나은행 3.76%, 우리은행 3.72%으로 좀 더 높은 편이다.

시중은행은 대환대출 플랫폼에서 일반 대출과 별도로 상품 운용이 가능한 만큼 좀 더 낮은 금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으나 금리 강점은 역시 인터넷은행이 가져갔다.

금리 강점에 소비자 선호도 두드러진다. 두 인터넷은행은 주택담보대출 대환 서비스 출시 당일 몇 시간 만에 일일 신청 한도를 소진했다.

지난달 31일 출시한 전세대출 대환 서비스에서도 금리 강점은 인터넷은행이 가졌다. 전세대출 대환 시 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케이뱅크로 연 3.31%다. 카카오뱅크가 뒤를 이어 3.33% 금리를 제공한다. 시중은행 금리 하단은 3.73~3.97%으로 인터넷은행 대비 높게 나타났다.

시중은행은 대환 완료 고객 대상 현금·포인트 지급 이벤트를 실시하고 대환대출 서비스를 앞두고 전세자금대출 하단을 선제적으로 인하하는 등 모객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다는 점도 인터넷은행의 장점이다. 시중은행은 대부분 전세대출을 변경할 때 0.5~0.7%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야 한다. 

특히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은 금액대가 큰 만큼 신규 고객 유치뿐만 아니라 기존 고객 방어도 중요한 사안이다.

김영일 하나은행 CFO는 지난달 31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카카오뱅크는 공격적인 금리 인하로 주담대 시장에 진입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 유지 차원에서 카카오뱅크 금리 인하 대응까지는 못 쫓아가지만 어느 정도 금리를 내려가며 고객 이탈 방어를 하고 있다"며 "신규 고객 유치도 중요하지만 기존 고객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가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 초기 주담대 금리 하단을 3.46%로 책정하자 일부 은행은 추가로 상품 금리를 인하했다. 인터넷은행이 금융당국이 원하는 '메기'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에서 금리를 더 낮추면 역마진도 우려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고객 방어가 중요한 시장인 만큼 금리는 조금씩이라도 계속 내려갈 거라고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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