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각 사.
4대 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각 사.

은행권이 내년에도 '역대급 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범 은행권이 마련한 상생금융안 실천을 위한 재원 마련부터 부동산PF발 리스크, 홍콩H지수 보상 등 악재가 산재한 탓이다.

4일 한화투자증권은 4분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6개 은행주(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IBK기업은행·카카오뱅크)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6개 사 4분기 예상 순이익은 2조6945억원으로 예상치 3조3054억원을 크게 밑돈다. 지난해 4분기(2조6945억원)과 비교해도 9.3% 적은 수치다.

이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대상 이자 환급을 위해 마련한 재원 탓이다. 상생금융을 위한 금액은 4분기 반영될 예정이다. 6개 은행 합산 금액은 약 1조1000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는 상생금융안 발표 당시 4대 은행이 각 은행별로 2000억원~3000억원을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한은행이 예상치보다 높은 금액을 부담하면서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출현 금액도 3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이는 만큼 4분기 이익 축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 중 은행 NIM(순이자마진)의 추세적 하락이 예상된다"며 "은행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현 상황은 실적 및 주주 환원에 대한 불확실성을 재차 확대하는 요인이며 스트레스 완충자본 또한 은행지주가 제시한 자사주 정책의 지속적 실현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금융지주가 역대급 실적은 이어갈 거라고 내다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연간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17조2316억원이다.

올해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은행 이자이익의 대폭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전체적으로는 별다른 이익 변동 없이 성장세를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NIM은 하락할 수 있으나 내년 4% 가량 대출 증가가 예상되는 점, 추가 충당금이 줄어들면서 대손비용률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이 호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은행지주 및 기업은행 평균 연 8%에 달하는 기대 배당수익률을 고려하면 배당주로써의 투자 수요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태영건설 워크아웃이다. 은행권이 태영건설과 협력업체에 공급한 금액은 5조8000억원 가량이다.

워크아웃이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은행권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3일 태영건설이 채권단을 상대로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 규모나 SBS 지분 매각 가능성에 답하지 않고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정상적으로 사업을 마무리 짓고 제대로 채무를 상환할 기회를 주면 임직원 모두 사력을 다해 태영을 살려내겠다"는 말을 끝으로 구체적인 자구책을 발표하지 않으면서 법정 관리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 판매 문제도 있다. 은행권이 판매한 홍콩H지수 연계 ELS 상품 잔액 중 약 6조원이 내년 상반기 원금 손실 위험 구간에 진입해서다.

불완전 판매로 인정되는 경우 원금 일부를 은행이 보상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분쟁조정국 인력을 강화하는 등 불완전 판매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태영건설 워크아웃은 금융당국이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만큼 은행 피해가 크지 않게 잘 마무리 될 것이라고 본다"며 "하지만 불완전 판매는 책임 회피가 어려운 만큼 어느 정도 손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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