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mini가 가입 연령을 만 7살로 낮췄다. 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mini가 가입 연령을 만 7살로 낮췄다. 사진=카카오뱅크

금융권이 미성년자 고객 대상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수익을 기대하긴 어려운 시장이지만 미래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토스가 만 7세 이상, 만 16세 이하 청소년 고객을 위해 출시한 '유스카드'는 지난달 누적 발급 160만 장을 돌파했다.

유스카드는 가상계좌에 금액을 이체하거나 편의점에서 현금을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선불카드다. 토스 앱에서 소비 내역을 확인할 수 있고 교통카드 사용도 가능하다. 다만 청소년 제한업종이나 자동결제, 해외결제는 제한된다.

토스는 지난달 유스카드 디자인을 리뉴얼했다. 토스 관계자는 "유스카드 이용 대상인 청소년이 귀여운 것보다 심플한 디자인을 선호한다며 "'유스카드'가 결제수단을 넘어 자신을 표현하는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토스뱅크에서도 지난 10월 만 16세까지만 사용 가능한 '아이서비스'를 출시했다. 보호자가 서류 준비 없이 비대면으로 통장을 개설할 수 있고 이후 최고 연 5.5% 금리의 '아이 적금' 가입이 가능하다.

'아이 통장'은 7세 이상 휴대폰을 가진 자녀라면 직접 토스뱅크 앱에서 통장 내역 조회와 송금이 가능한 서비스다. 만 12세 이상인 경우 체크카드를 발급해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뱅크 mini'로 은행권서 가장 많은 유소년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10대 고객 비중은 31%로 일 년 새 4%p 증가했다.

지난 8월에는 만 14세 이하 청소년 요청을 반영해 카카오뱅크mini 가입 가능 연령 하한을 만 14세 이하에서 만 7세로 낮췄다.

금융위원회가 올해 4월 법정대리권을 가진 보호자가 미성년 자녀 계좌를 비대면 개설할 수 있도록 '비대면 실명 확인 가이드라인'을 개편하면서 시중은행은 대부분 보호자가 비대면으로 자녀의 통장을 개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 '아이부자' 서비스도 인기를 얻고 있다. '아이부자'는 보호자가 앱을 통해 자녀에게 용돈을 주는 날짜와 금액을 정할 수 있는 서비스다. 아이는 '미션' 기능을 이용해 특정 행동 수행 시 추가 용돈을 요청할 수 있다. 어떤 행동을 달성했을 때 얼마를 주느냐도 보호자와 자녀가 앱으로 조정할 수 있다.

금융권이 단순히 비대면 계좌 개설, 체크카드 발급 등 간단한 서비스를 넘어 디자인, 가입 연령, 앱 기능까지 고려하는 이유는 미래 고객 확보 차원이다.

미래 고객 확보 경쟁은 대학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KB·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낸 출연금은 342억원이다.

시중은행이 대학 출연금에 돈을 아끼지 않는 이유는 대학교의 주거래은행을 담당하기 위해서다. 장학금 지급, 학생증 연동 체크카드 계좌를 담당하는 주거래은행을 맡으면 해당 학교 학생이 졸업 이후에도 같은 은행을 쓸 가능성이 높다.

지난 7월에는 조선대학교 주거래은행이 50년 만에 광주은행에서 신한은행으로 바뀌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재무구조, 금고 관리능력 등에서는 광주은행과 비슷한 점수를 받았으나 출연금 배점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학 졸업 전 쓰던 은행을 보통 사회 진출 후에도 쓰는 만큼 월급 이체나 대출 실행도 따라온다"며 "주거래은행은 바꾸는 경우가 적고 청소년때부터 금융 습관을 키워줄 수 있어 유아, 청소년 전용 서비스를 긍정적으로 보는 고객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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