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회계제도(IFRS17)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보험사 실적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참에 거품을 걷어내고 4분기 반등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간의 불확실성을 3분기 실적에서 정리하고 장기적으로는 보험사 실적 신뢰도를 높이는 긍정적인 요소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날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에 이어 오는 14일 현대해상이 3분기 실적발표를 한다.
손해보험사 '빅5' 가운데 이미 실적을 발표한 KB손해보험은 3분기 당기 순이익이 155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2분기 2714억원과 비교해 급감한 수치다.
이번 보험사 3분기 실적은 그동안 은행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던 상반기와는 정반대로 읽힌다. 실적 부풀리기 잡음이 끊이질 않던 IFRS17에 대한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을 적용받는 첫 번째 실적발표라는 긴장감도 감지된다.
특히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하는 손해보험사 빅5를 중심으로 관심이 쏠린다. 이는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IFRS17 가이드라인이 실손보험 손해율 등을 계산하는 계리가정을 주시한다는 점에서 손해보험사가 주요 대상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손해보험사가 이런 가이드라인을 적용받는 3분기에는 보험사 실적도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시장 전망에 따르면 '빅5' 손해보험사 중 하나인 삼성화재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5519억원으로 2분기 대비 15%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같은 기간 DB손해보험도 지난 2분기보다 26% 감소한 35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현대해상도 지난 2분기와 비교해 최대 8%가량 줄어든 224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IFRS17 가이드라인을 두고 작심 발언을 했던 메리츠화재는 다른 손해보험사들과 달리 실적 변동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용범 메리츠화재 회장은 "조잡한 이익 부풀리기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IFRS17 관련 직격탄을 날렸다. 메리츠화재는 IFRS17 도입 직후에도 낙관적인 기준으로 계리가정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 보험사 모두 큰 폭의 순이익 감소세가 예상되지만 누적 당기순이익 1조원은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도 전망됐다. 안정적인 손해율과 불확실성을 견딜 자본도 충분한 것으로도 분석됐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보험사는 IFRS17 적용 첫해인 지난 상반기 5조3281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5% 이상의 역대급 실적을 보였다. 이는 은행권을 뛰어넘는 성과로 눈길을 끌었다.
보험사가 은행 실적을 뛰어넘자 국회는 계리 가정을 두고 문제를 제기했고 금융당국은 지나치게 유리한 계리 가정을 제한하는 IFRS17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논란을 잠재웠다.
3분기 손해보험사를 중심으로 보험사 실적이 주춤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돼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오히려 이득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3분기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실적 하락이 예견됐던 만큼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며 "상반기 보험업계 전반에 걸쳐 붉어진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해소되는 만큼 오히려 4분기 반등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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