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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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의 계리적 가정 부풀리기 의혹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새 회계제도 IFRS17 가이드라인을 처음 적용하자 손해보험사 '빅5'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은 IFRS17 도입에도 실적 개선을 달성했지만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은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DB손해보험의 실적 감소세가 두드러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DB손해보험이 지난 13일 3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올해 누적 순이익 1조2624억원에 누적 영업이익 1조664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8.2%와 9.6% 감소한 수치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괌 태풍 및 하와이 산불 사고에 따른 일회성 사고로 일반보험 손해율 상승과 금리상승 등의 영향을 받았다"며 "실손보험과 무저해지상품은 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른 CSM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회성 요인보다는 IFRS17 가이드라인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 그동안 큰 지각변동이 없었던 손해보험업계에서 당초 계리가정을 보수적으로 했던 메리츠화재가 주요 손해보험사 실적을 앞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초 IFRS17이 도입되면서 그간 보험사가 지나치게 유리한 계리적 가정을 했다는 논란이 계속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실적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된 IFRS17에 대한 신뢰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손보험 손해율 등을 계산하는 계리가정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IFRS17 가이드라인이 처음으로 적용된 이번 3분기 실적을 보면 향후 손해보험사 판도 변동도 감지된다. 누적 순이익을 놓고 보면 메리츠화재가 DB손해보험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감독 당국이 3분기 이내에 반영하라고 한 가정은 반영한 상태"라며 "가정 변경으로 실손에서 수익이 8000억원 이상 감소했지만 CSM은 오히려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그동안의 보수적 계리가정' 관련 영향이 없었다는 뜻으로 4분기에도 IFRS17의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누적 순이익 기준 2위 자리를 메리츠화재에 내준 DB손해보험의 근심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3분기 실적은 IFRS17 가이드라인 영향을 피해 갈 수 없었다"며 "당분간 메리츠화재의 상승세를 막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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