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사진=문제민 기자
금융감독원. 사진=문제민 기자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에 칼을 뽑았다. 당국은 상반기 가계대출 확대 원인 중 하나로 인터넷전문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지목했다. 인터넷은행은 금리 경쟁력으로 대환이 늘었을 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1조220억원이다. 2022년 잔액은 15조5928억원으로 6개월 만에 5억4292억원이 늘어났다.

금융당국은 지난 10일 '가계부채 현황 점검 회의'에서 가계부채 증가는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지적하며 인터넷전문은행이 비대면 채널에서 차주 소득심사 등을 꼼꼼히 이행하고 있는지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6일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확대에 "가격 경쟁 촉발에 긍정적인 측면이 일부 있다"면서도 "중저신용자에게 자금을 공급한다는 태생적 정책 목적이 있는데 주담대 쏠림이 제도와 맞는지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에 주담대 수요가 몰리는 이유는 낮은 금리 때문이다. 두 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시장 최저 수준이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5월 주담대 평균 금리는 3.88%였다. 케이뱅크는 4.03%였으나 이 역시 다른 은행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다만 인터넷은행은 대환대출 비중을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대환대출 고객 비중은 28%였으나 올해 2분기 54%까지 올랐다. 케이뱅크의 대환대출 비중도 전체 주담대 대출의 50% 수준이다.

올해 인터넷은행으로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탔다는 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대환대출 대상자 혹은 신규 고객 대상 금리인하 이벤트를 진행해 금리가 낮다"며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만큼 비용이 낮아져 금리를 인하한 것일 텐데 이를 문제 삼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케이뱅크는 인터넷은행 중 금리인하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며 지난해 10월부터 대출금리를 6차례 인하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월 주담대 대환 고객 대상 최대 0.6%p 금리 할인 이벤트를 실시했고 4월에는 주담대 특판을 진행했다.

전체 주담대 중 인터넷은행이 취급하는 비중도 매우 낮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은행권 주담대 규모는 총 814조8000억원으로 그 중 인터넷은행 비중은 2.6%가 채 되지 않는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 목표 자체가 중저신용자 포용인 만큼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를 달성한 이후 주담대를 확대해도 늦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 2분기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각각 24%, 27.7%로 목표치 32%, 30%보다 부족한 상태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금리 경쟁력에 따라 고객이 대출을 이동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중저신용자 확대는 출범 이후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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