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이 막대한 이자이익을 거뒀다는 금융당국 발표가 나오면서 이를 둘러싼 비판 여론이 고개를 들었지만 은행연합회는 선진국과 대비해 결코 큰 수익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상반기 국내 은행 이자이익이 29조4000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자칫 고금리를 활용한 수익성 확보에만 열을 올린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미국과 싱가포르 등 선진국 절반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29일 은행연합회는 '은행산업의 역할과 수익성'이라는 주제로 은행 이슈 브리프를 열고 이렇게 강조했다. 이날 설명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은행 대출자산은 2541조원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989조원보다 2.5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은 96조8000억원에서 256조9000억원으로 2.6배 증가했다. 하지만 그사이 당기순이익은 15조원에서 18조6000억원으로 24% 상승하는데 그쳤다.
국내 은행산업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5.2%의 ROE와 0.4%의 ROA 기록하면서 수익성이 미국 등 주요국 은행들의 절반 또는 그 이하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은행연합회는 설명했다.
금융업(보험 포함)이 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2년 6.30%에서 2020년 5.71%로 하락해 7~8%대를 기록 중인 미국과 영국 등 금융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은행 ROE는 2000년대 중반 미국은행보다 높았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현재는 미국은행 ROE의 절반을 조금 상회하는 낮은 수준이란 점을 강조했다.
은행연합회는 "은행주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고질적 저평가주로 인식돼 왔다"며 "지속적인 수익성 제고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국내외 M&A(인수합병) 등을 통한 성장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에서 유가증권(주식, 신종자본증권 등) 발행 등을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해야한다"며 "상생금융,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이행하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 수익성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제시했다.
국내은행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거대 글로벌 은행에 견줄 만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에서의 자금조달 능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