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손태승 회장. 사진=우리금융 제공
우리금융 손태승 회장. 사진=우리금융 제공

우리금융지주 손태승 회장이 연임을 포기하고 용퇴를 선언했다.

손 회장은 18일 입장문을 통해 “우리금융 회장 연임에 나서지 않고 최근 금융권의 세대교체 흐름에 동참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며 “앞으로 이사회 임추위에서 완전민영화의 가치를 바탕으로 그룹의 발전을 이뤄갈 능력 있는 후임 회장을 선임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우리금융그룹을 사랑해주신 고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향후 우리금융이 금융시장 불안 등 대내외 위기극복에 일조하고 금융산업 발전에도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이날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 임원추천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이사회에 용퇴 의사를 전달했다.

이러한 결정은 최근 화두로 떠오른 라임 펀드 사태가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라임 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내린 문책경고 조치를 의결했다.

이에 손 회장이 지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때처럼 중징계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및 행정소송에 나설 것이란 에측이 많았다. 실제로 손 회장은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에 제기한 징계취소 소송에서 승소한 바 있다.

다만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연이어 ‘CEO 책임론’을 내세우자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김 금융위원장은 “논의를 거쳐 어떤 의사결정을 내린 게 정부 뜻”이라며 “일반 직원이 아닌 CEO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이미 결론을 내렸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별개로 손 회장의 당국 중징계에 대한 행정소송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은행은 라임 펀드 관련 건으로 신한투자증권과 647억원 규모의 구상권 소송을 진행 중이다.

손 회장이 라임 펀드 사태를 본인 책임으로 인정하고 금융당국의 조치를 받아들일 경우 해당 소송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어쩔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 금융감독원장은 이에 대해 “전적으로 본인이 선택할 문제”라며 “기관으로서의 소송 주체는 결국 우리은행이 될 텐데 우리은행이 소송을 할지 말지 등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 대해선 손 회장이 결정할 문제라기보다 이사회 및 우리은행 측에서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관 제재에 대한 소송은 이해관계 문제가 있는 만큼 손 회장이 있을 때 하기보다, 다음 지주회장 또는 우리은행장이 하는 게 상식적인 선에서 볼 때 더 공정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손 회장이 용퇴를 선언하며 우리금융지주 임추위는 18일 차기 회장 후보군 롱리스트를 발표한 후 오는 27일 최종후보를 결정지을 예정이다.

현재 우리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 외부 인사론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외에도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김양진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남기명 전 우리은행 총괄부문장, 조용흥 전 우리아메리카은행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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