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주요 금융지주들이 금리 인상기를 맞아 이자이익이 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한국은행의 유례없는 6번 연속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대마진이 커졌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금리 인상이 예고돼 은행권 호실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경기 침체와 당국 압박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도 제기된다.
◆ 4대 금융지주 역대급 호실적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14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연간 누적 당기순이익은 14조1376억원이다. 올해 4분기 실적을 포함하면 4대 금융지주의 연간 실적은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은행권의 호실적은 거듭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의 이자이익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은은 사상 첫 6회 연속(4·5·7·8·10·11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지난해 말 1.0%였던 기준금리는 현재 3.25%까지 올라왔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은 자금조달 비용을 위해 대출 금리 인상을 적용한다. 올해 초 2~3%대였던 가계대출 금리는 현재 8%까지 폭등했다.
실제로 올해 3분기 4대 금융지주가 벌어들인 이자 이익은 10조1531억원으로 3분기 누적 이자 이익은 29조217억원에 달한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금리 인상이 오르면서 비은행 조달 비용이 증가했지만 대출 금리가 더 큰 폭으로 올라 결과적으로 이자 이익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 신한금융, 3년 만에 리딩뱅크 탈환
이 가운데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4조3154억원으로 KB금융을 약 2900억원 차이로 따돌리고 3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했다.
신한금융의 올 3분기 누적 순익은 4조31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5594억원)보다 21.2% 증가했다. KB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익은 4조279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7724억원) 대비 6.8% 증가한 수치다.
하나금융은 우리금융을 제치고 업계 3위 자리를 차지했다. 하나금융은 3분기 누적 순익 2조8494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2조6816억원) 대비 6.3% 증가한 규모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동기(2조1979억원) 대비 21.1% 증가한 2조6617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금융권에서는 4분기에 큰 변수가 없는 한 신한금융이 올해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 금융당국, 이자장사 제동
은행권의 이자 장사 비판 여론이 지속되자 금융당국은 칼을 빼 들었다. 지난 7월부터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를 도입하고 예·적금 금리와 대출금리 인상 자제를 직접 당부하고 나섰다.
실제 지난달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가계예대 금리차는 0.88%포인트(p)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1.07%p) 대비 0.19%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예대금리차 축소는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격차에 따른 은행 마진이 줄었다는 의미로 은행들의 이자장사를 막겠다는 당국의 취지가 효과를 냈다는 평가다.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의 경우 지난달 연 5%를 넘겼지만 금융당국의 수신경쟁 자제 권고에 시장금리가 일부 하락하면서 4%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 조달 압박, 수익 악화로 실적 꺾일까
시장은 내년 1월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 보고 있다. 한동안 금리 상승 기조가 예상되는 만큼 내년 상반기까지 이자장사로 인한 금융지주의 호실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조달금리 상승과 대출 성장률 둔화 등으로 낙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대손충당금 확대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 은행권의 수익 기반이 되는 대출 성장세가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 조달금리 상승이 예상되면서 전체 실적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4분기 들어 조달금리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데 은행 자산 성장률은 높은 금리로 인해 둔화될 수밖에 없고 조달금리의 가파른 상승이 순이자마진(NIM) 축소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라 금융지주는 건전성 관리를 위한 충당금 적립을 늘리고 있다. 이는 금융지주의 수익을 줄이는 요인 중 하나다.
당국의 금리 인상 자제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도 크다. 은행의 ‘이자장사’ 비판으로 예대금리차 축소 압박이 거세지면서 기준금리가 오르더라도 시장금리를 올리지 못해 이자이익을 확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와 비교하면 내년은 경기 성장 침체로 금융지주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둔화될 것”이라 내다봤다. 이어 “최근 은행채 발행이 재개돼 자금조달에는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이지만 기준금리가 인상되는 상황에서 당국이 시장 개입보다는 은행권의 자율성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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