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그룹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그룹

내년도 임원 인사 발표를 마친 롯데그룹은 최근 재계 인사 흐름에 발맞춰 6명의 여성 임원을 승진시켰다. 다만 과거 신동빈 롯데 회장이 올해까지 달성하겠다고 밝힌 여성 임원 60명, 책임급 이상 여성 간부 전체 30% 달성이라는 목표치엔 도달하지 못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최근 2023년도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롯데제과 정미혜 상무보, 롯데칠성 채혜영 상무보, 롯데백화점 한지연 상무보, 롯데홈쇼핑 김지연 상무보, 롯데건설 이정민 상무보, 롯데에이엠씨 윤영주 상무보 등 총 6명의 여성 임원을 승진시켰다.

롯데그룹은 “다양성 헌장 공표를 시작으로 10여년간 여성 인재를 전략적으로 육성한 결과 여성 임원이 47명(7.1%)이 됐다”라며 “지난해 대비 12명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과거 여성 인재 육성에 힘쓴 것으로 유명하다. 신 회장은 지난 2015년 처음으로 여성 임원들과 직접 만나 “여성 고객이 많은 그룹의 특성상 여성 인재 육성은 우리의 미래 후배 성장을 위한 중요 과제 중 하나”라며 “여기 계신 여러분이 후배 여성 인재들의 롤모델이 돼 롯데의 성장을 함께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2019년엔 롯데그룹과 여성가족부가 손잡고 당시 36명인 여성 임원을 2022년까지 여성 임원 60명까지 늘리고 책임급 이상 여성 간부를 현재 14% 수준에서 전체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롯데그룹이 이번에 발표한 여성 임원 승진은 10여년 전에 약속한 것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지난 2012년 처음으로 3명의 여성 임원을 배출하고 이후 2019년 임원인사에서 9명의 여성 신임 임원을 탄생시켜 당시 여성 임원 총 36명을 기록했다.  7년 만에 12배 수준을 달성했지만 이후 2022년(35명) 2023년(47명)에 그쳤다. 

지난해 롯데지주 사내외 이사도 9명 중 여성 이사는 0명이었으며 올해 9월 공시보고서에서 밝힌 여성 이사는 이사 9명 중 1명에 불과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여성 임원 수가 올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것은 맞지만 방향성 측면에서 여성 인재 확대 기조는 이어지고 있으며 비중 자체도 다른 그룹과 비교해 떨어지지는 않는다”라며 “목표 수치는 상징적인 측면이 강하고 앞으로도 여성 임원은 계속 늘어날 예정”라고 말했다. 

목표치는 달성하지 못했으나 실제로 롯데그룹은 일찍이 여성 직원을 위한 제도와 프로그램 확충에 힘써 왔다. 2012년부터 그룹의 여성 인재 육성 의지 공유와 여성 간부들의 자긍심 고취를 위해 과장급 이상 여성 간부사원 대상으로 리더십 포럼(WOW; Way Of Women)을 열어 왔다. 또 전 계열사에서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여성 간부 비중 확대, 자동 여성육아휴직 기간 확대, 육아휴직 복직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가정친화정책을 시행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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