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결정했다. 금융당국의 예금금리 인상 자제령에 은행권은 수신금리 인상을 즉각 반영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4일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3.0%에서 3.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은 올해 4월, 5월 7월, 8월, 10월에 이어 1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6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이는 지난 2012년 7월(3.25%) 이후 10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시중은행의 금리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5%를 넘었고 11%에 달하는 적금 상품들도 있다.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5%를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 이후 14년 만이다.
다만 이번만큼은 은행권이 기준금리 인상분을 바로 반영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시중 유동성이 은행으로 쏠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금융당국이 칼을 빼들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업권 내 경쟁을 자제시키고 시장 내 불안감을 조성하는 시장교란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 밝혔다.
실제 4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이달 17일 기준 639조8440억원으로, 전달 대비 10조673억원 늘었고, 올해 초와 비교하면 116조4638억원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수신 잔고는 지난 9월 말 기준 118조6822억원으로, 전달 대비 1조2218억원 소폭 증가했다.
은행권에서는 시중은행의 수신금리 인상 여부를 검토하며 모니터링에 들어갈 계획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과도한 금리인상을 자제하라고 한만큼 전처럼 발빠르게 수신금리를 인상하기보다는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신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 은행채 발행도 사실상 당국 요청으로 중단된 상태에서 자금 조달을 해외채나 예금으로 할 수 밖에 없다”면서 “당국이 유동성 공급도 요청하다 보니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