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그룹이 국내 3대 조선사 가운데 하나인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강성노조가 인수의 최대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화그룹, 대우조선 단독입찰 가능성 커...인수자금도 무리 없어
한화그룹은 유상증자 방식으로 2조원을 투입해 대우조선 지분 49.3%와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의 몸값 2조원은 14년전의 1/3 수준이다.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다른 투자자들에게도 경쟁입찰의 기회를 열어뒀지만 한화그룹 외에 투자 의사를 밝힌 기업은 없다는 점에서 한화그룹의 단독입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2008년에도 한화그룹이 대우조선 인수를 추진했다가 미국발 금융위기로 자금 조달에 실패해 인수를 포기했다.
이번엔 여러 계열사들의 역량을 총동원하는 만큼 인수자금에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증자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원), 한화시스템(5천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천억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1천억원) 등 총 6곳이 참여한다. 6개 계열사가 투자에 동참하는 만큼 자금 확보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이며, 한화그룹은 필요에 따라 차입금도 검토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잠수함 등 특수선도 만든다.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사업 분야를 기존 육군, 공군에서 해군까지 확장할 수 있다. 한화는 그룹의 핵심역량을 글로벌 톱-티어인 대우조선의 설계∙생산 능력과 결합해 회사의 조기 흑자전환은 물론, 방산과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서 ‘글로벌 메이저’로 성장하겠다는 포석이다.
본사 노조도 강성인데 하청노조도 강성...금속노조 벌써부터 반대 움직임...최대 걸림돌 되나
그런데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최대 걸림돌로 '강성노조'를 꼽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아니나 다를까 또 다시 딴지를 걸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27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그룹으로의 졸속, 특혜 매각에 동의할 수 없다”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전날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대우조선해양 정규직 노조)가 “노조와 상의 없이 매각을 결정한 건 폭거”라는 성명을 내놓은 데 이어 상급노조인 금속노조도 전면 반대에 나선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강성노조로 유명하다. 대우조선은 부실화 이후 7년 가까이 KDB산업은행의 품에 있으면서 기업가치가 속절없이 하락했고 지난해 1조7000억원, 올해 상반기 6000억원 손실을 냈다.
여기에 강성 노조와의 대립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아왔다. 대우조선 노조는 그동안 회사를 동종업계나 해외 및 투기자본에 매각하거나 분리 매각하는 것에 반대해 왔다. 매각 과정에서 고용 승계를 보장받는 것은 물론이고 M&A 이후 예상되는 인력 구조조정을 막겠다는 의도다.
대우조선해양 본사 노조 뿐만 아니라 하청업체 노조도 말썽이다. 당장 올해 하청지회 파업으로 수천억 원대 매출액 피해를 입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하청업체들이 줄줄이 폐업하는 사태까지 빚었다. 대우조선해양이 망해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쪽으로 가면 된다는 하청노조 카톡 내용과 폐업을 결정한 하청업체 사장 앞에서 춤 추는 하청노조의 사진까지 공개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6~7월 51일간 불법파업한 하청 근로자들에게 470억원의 손배소를 청구했는데 금속노조는 한화 측에 총고용 보장과 함께 하청 근로자를 상대로 제기된 손해배상·가압류를 모두 포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우조선해양 강성 노조도 심각한데 하청업체 노조까지 강성이다. 이런 노조 상급 집단인 민주노총까지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딴지를 걸며 훼방을 놓고 있다. 대우조선 노조는 이달 29~30일 이틀에 걸쳐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과 이번 매각을 포함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할 예정이다. 당초 사측과의 임단협 난항에 따라 예정된 파업 찬반 투표였지만, 이번 매각까지 안건에 포함시켜 투표를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강성노조에 시달린 역사가 없다. (주)한화 및 주요 계열사들은 정기적으로 노사화합 및 안전결의 선포식’을 개최하고, 임단협도 잡음없이 진행해 오는 등 노사관계가 모범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한화 노조와 완전히 다른 강성노조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노조와의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신뢰를 앞세워 합리적인 노사 관계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합병 이후 사업 재편, 인력 구조조정 등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노조의 반발 강도에 따라 경영정상화를 위한 발걸음을 떼기조차도 어려울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가 나온다. 한화는 방산 부문을 키우고, 적자에 시달리는 상선 부문을 축소해야 한다. 이러면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노조와의 갈등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뾰족한 수가 현재로써는 보이지 않는게 사실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는 상생협력적 노사관계의 대표주자였다"며 "강성노조를 아직 경험한 적이 없고, 구조조정도 필연적일텐데 대우조선해양이라는 강력한 강성노조와 어떻게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는지가 인수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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