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2분기 보험사의 평균 지급여력 비율이 상승했다. 금융당국이 LAT잉여액을 가용자본으로 인정한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2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6월 보험사 RBC 현황’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국내 보험사의 평균 RBC비율은 218.8%로 전 분기 말 대비 9.4% 상승했다.
RBC비율은 보험사가 보험금을 일시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험사 재무건전성 측정 지표 중 하나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는 RBC비율을 100% 이상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은 150% 이상 유지를 권고하고 있다.
가용자본의 경우 144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보다 7조7000억원 가량 늘었다. 채권평가손실 등으로 포괄손익누계액이 23조4000억원으로 집계됐으나 LAT잉여액 33조3000억원이 가용자본으로 인정됐으며 이익잉여금이 3조원 가량 늘어난 효과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LAT잉여액을 40%까지 RBC상 가용자본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적용하기로 했다.
LAT는 새 회계제도 IFRS17 시행 대비 결산시점 할인율 등을 반영한 시가평가 보험부채가 원가평가 부채보다 큰 경우 그 차액을 추가 적립하는 제도다.
RBC제도는 자산 시가평가에서 부채 원가평가 제도를 빼는 형태다. 즉 금리 상승 시 비율이 하락한다.
하지만 LAT 잉여액을 가용자본으로 인정하며 실질 보험부채 감소분이 자본 증가로 반영돼 RBC 비율 하락을 완충하게 된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1분기 대비 가용자본이 2조7000억원 증가하고 요구자본이 1000억원 줄어 총 RBC비율이 7.4% 증가한 216.2%를 기록했다.
손해보험사의 증가 폭은 더욱 컸다. 가용자본이 5조원, 요구자본은 9000억원 증가해 지급여력비율은 12.7% 증가한 223.2%를 기록했다.
보험사 별로 살펴보면 생명보험사에서는 처브라이프를 제외한 모든 기업이 금융당국 권고 비중인 150%를 넘겼다.
처브라이프는 3월 말 RBC비율이 187.9%였으나 올해 6월 말 145.7%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월 말 기준 권고치 미달이었던 NH농협생명, DGB생명, DB생명이 각각 184.6%, 165.8%, 150.2%로 RBC 비중이 상승했다.
특히 전분기 말 RBC비율이 84.5%에 그쳤던 DGB생명은 150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권고치를 넘기는 데 성공했다. 세 기업은 지난 분기 말 지급여력 비율이 각각 131.5%, 84.5%, 139.1%로 150%를 넘기지 못했다.
손해보험사의 경우 한화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 MG손해보험이 각각 135.9%, 74.2%, 149.1%로 권고치 미달로 나타났다.
한화손해보험은 오는 27일 제3자 배정방식으로 CP 3800만주를 발행해 모회사 한화생명으로부터 1900억원을 조달받을 예정이다.
캐롯손해보험 역시 지난 8월 175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며 관리종목 위험에서 벗어났다.
현재 매각 진행 중인 MG손해보험은 전 분기 대비 4.9%의 RBC비율 개선을 보였으나 보험업법 기준치보다 부족한 상태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6월 말 기준 보험사 RBC비율이 규제비율을 2배 이상 상회하는 등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며 “다만 금리 상승 지속 등 잠재위험이 대비해 선제적 자본확충 유도 등 건전성 감독을 강화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