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용 후판(사진=현대제철)
조선용 후판(사진=현대제철)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하반기 조선용 후판가격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철강업계가 톤당 30만원이라는 대폭 가격인상안을 제시했다. 조선업계는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극렬히 반대하고 있어 협상 장기화가 예상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업계는 올 하반기 조선용 후판가격을 상반기보다 톤당 30만원 올린 115만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반기 조선용 후판가격은 톤당 85만원 수준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톤당 10만원 수준 인상된 바 있다. 

철강업계는 철광석 가격급등과 일반재 후판 유통가격과의 괴리 축소를 대폭 가격인상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제 철광석 가격은 2020년 5월 경 중국의 철광석 수입가격(칭다오항 현물가격 기준)은 톤당 91달러 수준이었으나 지속적으로 급등하면서 올해 5월엔 톤당 237달러까지 급등했다. 이후 톤당 190~220달러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 7월 8일 기준 톤당 218달러 수준이다.

철강업계는 올 하반기 추가적인 가격인상이 없을 경우 실적이 대폭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상반기 10년 내 최대 실적이 예상되지만 이는 기존에 철광석 쌀 때 사둔 철광석 재고로 제품을 생산했기 때문이고, 하반기에는 턱없이 비싸진 철광석으로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추가 가격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건설자재로 많이 쓰이는 일반재 후판 유통가격이 급등하면서 조선용 후판가격과의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국내 후판 유통가격은 톤당 130만원 수준으로 연초 60만원대 대비 약 90% 상승했다. 조선용 후판과의 가격차가 톤당 45만원에 이르면서 이를 현실화할 필요성이 대두한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급등한 철광석 가격이 본격적으로 투입되는 올 하반기나 내년에 어려움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추가로 철강재 가격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최근 신규 수주는 늘고 있으나 기존에 계약한 건조물량 대부분이 저가 수주라는 부분이 발목을 잡고 있다. 2019년에 싸게 수주받은 선박들을 이제 설계를 마치고 건조하려고 하니 선박에 들어가는 후판가격이 대폭 올라 손해가 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과 후판 등 강재 가격 급등으로 손실폭이 커질 수 있어 철강업계가 원하는 만큼 후판값을 올려줄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양측의 이견차가 너무 커서 협상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선업계가 일본산 수입 확대라는 카드를 또 꺼내들지도 관심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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