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가 완전민영화 후 자회사 CEO 선임 절차를 마무리했다. 임기 만료를 앞둔 8명의 CEO 중 우리은행, 우리신용정보, 우리에프아이에스 등 3곳의 대표이사만 교체했다.

완전민영화 후 세대교체를 통해 새판짜기를 시도할 수 있었지만, 이보다 앞서 조직안정을 중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우리금융은 은행 부문의 이익기여도가 높다. 따라서 비은행 계열사가 어느 정도 성장궤도까지 올라와야 리딩뱅크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상업-한일銀 파벌경쟁 끝…우리 ‘원팀’ 구성


이번 CEO 인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곳은 우리은행이다. 권광석 은행장이 숏리스트에 들지 못하면서 다른 후보군에 이목이 쏠렸다.

결과는 우리금융 이원덕 수석부사장이 낙점 받으면서 상업-한일은행 출신 간 파벌경쟁이 종식됐다.

우리금융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합병으로 탄생했다. 이로 인해 회장과 은행장을 각 출신 은행 간 나눠 자리하는 관습이 이어져왔다.

손태승 회장이 한일은행, 권광석 은행장이 상업은행 출신으로 나뉜 것도 오랜 관행 때문이다.

그러나 이원덕 수석부사장은 한일은행 출신으로, 회장·은행장 모두 같은 출신은행이 CEO를 맡게 됐다.

은행 안팎에선 출신으로 나눠 경영진을 꾸리는 건 시대가 지났다는 분위기다. 이미 우리은행 조직원은 통합세대가 90%를 차지하고 있어 출신을 따지는 게 무의미하다.

이사회 역시 완전민영화 후 우리금융이 성장하기 위해선 전문성을 갖고 조직을 원팀으로 갖출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이원덕 후보는 우리은행 미래금융단 상무, 경영기획그룹장을 역임하고, 지주사 수석부사장(사내이사)으로 그룹 내 주요 핵심업무(전략/재무/M&A/디지털/자금 등)를 담당하면서 그룹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하고 있으며, 향후 플랫폼 경쟁력이 핵심 경쟁요소가 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그룹 디지털혁신소위원회 의장으로서의 경험 등이 높이 평가됐다”고 말했다.

또한 “대내외적으로 좋은 평판과 도덕성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아 완전민영화 이후 분위기 쇄신 등 은행 조직의 활력과 경영 안정성 제고를 위한 최고의 적임자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조직안정 뒤 과감한 인재 발탁 예고…사장직제 도입


이번 인사에서 또 눈에 띄는 점은 조직 변화를 예고한 것이다.

일단 우리금융은 우리종합금융 김종득 대표이사, 우리자산신탁 이창재 대표이사, 우리펀드서비스 고영배 대표이사, 우리프라이빗에퀴티자산운용 김경우 대표이사,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최광해 대표이사를 연임했다.

우리신용정보와 우리에프아이에스 대표이사 후보에는 각각 이중호 우리은행 집행부행장과 고정현 우리은행 집행부행장보가 새로 추천됐다.

특히 우리에프아이에스의 경우 디지털전문 자회사로 육성시키기 위해 우리은행에서 디지털 업무경험이 많은 고정현 집행부행장보를 끌어올렸다.

자추위는 추후 지주사 및 은행 경영진 인사 시 MZ세대 고객을 대상으로 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젊은 디지털부문 임원(CDO) 후보의 외부 영입도 함께 논의했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그룹의 숙원이었던 완전민영화 이후 조직 쇄신을 통해 조직의 활력과 역동성을 제고하고 동시에 안정적인 조직운영을 바탕으로 은행의 미래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후보를 선정하기 위해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이번 결과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인사 시 역동적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인적 쇄신 및 과감한 인재 발탁을 추진하고 CEO 경영승계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용해 학연, 지연, 출신은행, 외부청탁 등을 과감히 배제한 인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우리금융 이사회는 3월 정기주총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추가할 뜻을 내비쳤다. 이를 위해 신임 사외이사 후보군에 대한 법률 및 ESG 분야 전문가를 후보군으로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밖에도 완전민영화 이후 적극적 사업포트폴리오 확장 추진, 그룹 핵심성장부문 강화 및 자회사 간 적극적 결집과 원활한 소통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지주사 내 사장직제를 도입했다.

사장에는 은행장 후보군에 포함됐던 박화재 부행장과 전상욱 부행장보를 선임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이사진 구성, 법률 및 ESG 전문가 여성 사외이사 확충 및 은행장을 포함한 자회사 CEO 후보 추천, 지주사 사장직제 도입, 젊은 디지털임원 영입 등 주요 경영 사항들에 대한 의사 결정을 진행해 나가면서 앞으로 완전 민영화에 따른 지배구조의 새로운 변화와 함께 그룹가치 제고를 위한 행보를 더욱 본격화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자추위의 추천을 받은 대표이사 최종 후보들은 향후 각 자회사 이사회를 통해 자격 요건 및 적합성 검증 후 자회사별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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