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점포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일부에선 고령층 금융접근성 문제로 폐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시야를 넓게 보면 그동안 비대해진 은행 점포 수가 정상으로 찾아가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폐쇄된 국내 은행 점포는 1275개에 달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이 515개, 경기도 245개로 수도권 내 폐쇄된 은행 점포 수가 전체 59.6%에 달했다.

사실상 지난 5년 동안 폐쇄된 은행 10개 점포 중 6개는 수도권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인터넷,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거래 증가, 중복점포 정리 확대 등이 점포 폐쇄의 주된 사유라고 밝혔다.

시중은행들은 코로나19 발병 전까지 과도하게 점포를 확장해 왔다.

2019년 기준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의 서울 내 지점 비중은 40%를 넘겼다. 경기 지역까지 확대할 경우 전체 지점 중 수도권 내 지점이 절반 이상 차지했다.

은행 지점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인구와 상장 기업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개인 및 기업금융 영업 기반이 수도권에 있는 만큼 은행 영업망도 몰린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 탓에 지방은행도 지역을 벗어나 수도권에 점포를 내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었다.

반전은 코로나19 상황이다. 전염병 확산으로 대면영업이 위축됐지만, 비대면영업은 오히려 전성기를 맞이했다.

다양한 온라인 전용 상품 등장과 함께 모바일뱅킹 이용도 역시 증가했다.

이 때문에 최근 시중은행의 점포 축소는 군살빼기로 바라봐야 한다는 게 은행권 생각이다. 코로나 상황을 2년 겪으면서 은행 역시 영업점에 대한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하는 시기가 온 셈이다.

실제 지난 5년 동안 폐쇄된 점포 중 소유 형태별로 살펴보면 83.5%가 임대 형식으로 운영해 온 지점이다. 임대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재계약하지 않고 중복 점포를 통합하는 과정인 것이다.

은행연합회 김광수 회장도 은행의 점포 축소에 대해 시대적 흐름이란 점을 강조했다.

김광수 회장은 “오프라인 점포 수가 줄어드는 추세 자체는 금융서비스의 중심이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변화함에 따라 불가피한 추세라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이 처음 등장한 2017년까지만 해도 대면서비스 비중이 10%를 조금 넘었지만 지난해 6월말 기준으로 보면 6%대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고령층 고객도 비대면 금융환경에 비교적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층 고객의 비대면 채널 이용비중은 2019년 80% 수준에 달했는데, 작년 3월 기준에는 83%로 더욱 상승했다”고 말했다.

일부 고령층의 금융접근성에 대해선 숙제로 남겼다.

김광수 회장은 “인위적으로 점포 폐쇄를 억제하기 보다는 어떤한 고객이 창구를 주로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파악한 후 이에 맞는 전략으로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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