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나생명과 동양생명이 TM조직을 자회사로 분리했다. 사진=각 사 제공
라이나생명과 동양생명이 TM조직을 자회사로 분리했다. 사진=각 사 제공

보험사의 영업 채널이 무너지고 있다. 일부 보험사들이 영업 한계에 놓이자 상품 제조와 판매 조직을 분리하는 제판분리를 결정한 데 이어 이제는 텔레마케팅 조직도 자회사로 분리하고 있다.

회사 입장에는 직접적인 관리비용을 줄이는 대신 자회사로 조직을 나눠 설계사 이탈을 막겠단 의도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라이나생명은 TM조직을 자회사형 GA 라이나금융서비스로 이전하기로 했다.

이번 이전을 통해 거처를 옮기는 설계사는 약 3500명 이상이다. 라이나금융서비스는 지난 2013년 8월 설립돼 지난 2019년 대면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현재 라이나생명은 처브그룹에 매각된 상태지만 TM영업이 라이나생명의 주력 영업채널인 만큼 부서 분리를 통해 효율화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 역시 지난 10일 TM조직을 분사해 자회사 ‘마이엔젤금융서비스’를 설립했다. 전속 상담원은 100여명으로 규모는 크지 않다.

기존에도 한화생명, 신한라이프, 미래에셋생명 등이 자회사형 GA를 만든 바 있지만 TM을 분리해 만든 자회사로는 업계 최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시장변화 대응 및 영업력을 끌어올리고자 설립했다”며 “상반기 내 손해보험까지 판매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생명보험사를 중심으로 TM조직 분사가 일어나는 데에는 지난해부터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유효하게 작용했다.

시행 이전에는 계약 시 통화내용 녹음을 통해 상품설명 여부를 증명할 수 있었으나 고객 확인 서명이 필수가 되면서 전화를 통해 영업하는 설계사에게 큰 부담이 된 탓이다.

아울러 변액·종신보험의 경우 상품구조가 비교적 어려운 탓에 상품설명에 들여야 하는 시간이 늘어 효율성이 떨어졌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영향으로 비대면 영업이 증가하면서 CM채널이 커지고 TM채널이 줄어드는 추세이기도 하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의 CM채널을 통한 보험료 수입은 2019년 1분기 85억1800만원에서 2021년 1분기 198억8100만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TM채널의 보험료 수입은 같은 기간 401억1800만원에서 169억800만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TM조직을 자회사로 분리하더라도 상품 약관이 복잡한 탓에 영업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외국계 보험사는 2000년대 전화영업이 새로운 판매채널로 도입된 이후 TM영업에 집중해 몸집을 키워온 만큼 기존 영업력을 발판 삼아 사업 범위를 손해보험 상품까지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과 금융소비자법 시행으로 영업 조건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보험사의 영업 효율화 노력이 다방면으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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