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코너에 몰렸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라 검찰에 고발당할 위기에 처했고, 시가총액 100조를 넘었던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일주일 만에 무려 13조원이 증발했다. 여기에 국감 소환까지 추진되면서 진퇴양난에 처한 모양새다.

환노위, 정무위 김 의장 국감 증인출석 추진...신문 요지 '광범위'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국감에서 환경노동위원회와 정무위원회가 카카오 김범수 의장의 증인 출석을 추진하고 있다. 양 쪽의 신문 요지가 다르다. 고용노동부는 주 52시간 및 근로기준법 위반, 임금 체불 관련해 신문하기 위해 김 의장 소환을 추진한다.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증인 신청했다.
정무위원회는 신문 내용이 방대하다. 정무위원회 소속 윤관석 의원등 무려 6명이 김범수 의장을 증인 신청했다. 카카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독점적 시장구조에 따른 이용자 수수료 상승 등 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를 질타할 예정이다. 소비자 기만, 온라인 플랫폼 시장 성장에 따른 입점업체 보호 정책을 추궁한다.
계열사 신고누락, 경쟁 계열사 인수합병, 기업집단 현황 공시 관련, 공세적 M&A로 골목상권 위협, 과도한 수수료 착취 부과 구조형성 지적 등 광범위한 내용들이 지적될 예정이다.
정치권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카카오 독점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보겠다고 벼르고 있다. 내용들이 워낙 방대하고 중대한 내용들이어서 3년 만에 증인으로 국감에 출석하는 김 의장으로써는 심각한 압박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 의장, 공정위 '케이큐브홀딩스' 조사 결과에 따라 검찰 고발 가능성도
김범수 의장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라 검찰 고발까지 당할 위기에 처했다.
공정위는 카카오가 최근 5년간 제출한 지정자료(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계열회사·친족·임원·주주 현황 자료)에서 김 의장이 주식 100%를 보유한 사실상 카카오의 지주회사 케이큐브홀딩스와 관련한 자료를 누락하거나 허위로 보고한 정황이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공정위는 카카오가 최근 5년간 제출한 ‘지정자료’에서 케이큐브홀딩스와 관련한 자료가 누락되거나 허위로 보고된 정황이 있다고 판단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2007년 1월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김 의장이 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 지분을 10.59% 보유한 2대 주주로 다음커뮤니케이션과의 합병 직후인 2015년부터 수 십 억원의 배당을 받고 있다. 김 의장은 직접 보유한 지분(13.74%)을 포함해 카카오 지분을 24.95% 갖고 있다.
케이큐브홀딩스가 주목 받는 이유는 임직원 7명(올해 4월 기준) 중 대부분이 김 의장의 가족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설립 초기부터 2013년까지 김 의장의 처남 형인우씨가 대표이사를 맡았다. 지난해 말까지는 김 의장의 남동생 김화영 씨가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김 의장과 부인 형미선 씨는 기타 비상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김 의장의 아들 김상빈 씨와 딸 김예빈 씨도 이 회사에 재직했다. 14일이 되서야 김 의장은 아들과 딸을 케이큐브홀딩스에서 퇴사시킨다고 밝혔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금산분리 규정 위반과 관련해서도 공정위로부터 조사받고 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올해 업종을 경영컨설팅업에서 금융투자업으로 변경했다. 이 때문에 금융사인 케이큐브홀딩스가 비금융사인 카카오를 지배하는 셈이 된다. 최근엔 김 의장의 막냇동생 김화영 씨가 지난해 말 대표직에서 물러나며 퇴직급여로 13억 9600만 원을 수령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이 연일 확대일로다.
만약 김 의장과 카카오가 규제 감시망을 벗어나기 위해 고의로 허위 자료를 제출한 것이 확인될 경우 김 의장은 검찰에 고발을 당할 가능성도 있다. 김 의장의 검찰 고발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 주요 요소는 ‘고의성’이다. 자료를 허위·누락 신고하는 과정에서 김 의장의 ‘인식 가능성’과 ‘위반의 중대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이 밖에도 카카오가 공정거래법, 금융법의 근간인 금융,산업자본 분리 원칙을 위반했다는 혐의도 살피고 있다. 공정위는 조사에 속도를 내 이르면 연말쯤 카카오와 케이큐브 홀딩스의 제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카카오, 정부 규제 본격화한 7일부터 약 13조원 시가총액 증발

이런 가운데 카카오그룹 시가총액은 속절없이 증발하고 있다. 15일 카카오는 전일 대비 1500원(1.21%) 내린 12만2500원에 마감했다.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정부 규제가 본격화한 지난 7일부터 약 13조원이 증발했다. 지난 6월 한때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3위에 오르기도 했던 카카오는 지난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밀려 시총 5위까지 내려왔다. 현재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54조5115억원으로, 시총 6위 삼성SDI(51조5734억원)과 3조원도 차이가 나지 않고 있다.
증권가 전망도 어둡다. 삼성증권은 16일 카카오에 대해 규제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20만원에서 18만원으로 10% 하향 조정했다. 한화투자증권도 최근 정부의 잇단 빅테크 규제 방침에 따라 당분단 단기 모멘텀 부진이 불가피하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8.1% 하향 조정했다.
카카오 상생안 발표에도 여론 '싸늘'...최대 위기 맞은 김 의장
김 의장은 부랴부랴 지난 14일 주요 계열사들을 소집해 상생안을 확정했다. 내용은 △골목상권 논란 사업 철수 및 혁신 사업 중심으로 재편 △파트너 지원 확대를 위한 기금 3000억 원 조성 △케이큐브홀딩스 사회적 가치 창출 집중 등이다. 카카오가 소상공인 지원 확대를 위한 기금을 조성하고, 또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은 일부 사업을 철수하기로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카카오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은 꽃과 간식 배달 등 일부 서비스를 종료한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카카오 T 택시가 갖고 있는 사회적 영향력을 통감하고 택시 기사와 이용자의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스마트호출 서비스'를 전면 폐지한다.
사실상 카카오가 백기를 든 셈이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김 의장의 골목상권 상생안에 대해 "상생안은 면피용 대책에 불과하다"며 "문어발을 넘어 지네발로 무한 확장 중인 카카오가 한두 개 사업을 접었다고 해서 골목상권 침탈 야욕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꼬리 자르기를 빌미로 대리운전과 헤어샵 등 본격적으로 침탈 중인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선전포고"라고 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 회원들은 김범수 의장을 탈세혐의로 고발하고,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국세청 앞에서 기자회견까지 했다.
최근엔 직장인 익명게시판에 '카카오 직원들이 이번 사태 통쾌해하는 이유'라는 글이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로 퍼지기도 했다. 카카오 직원으로 보이는 작성자는 "요약하면 김범수와 그 패밀리들은 벼락부자가 됐고 회사 쇼핑이 취미이자 전략이 되어버린 김범수 밑에서 제대로 된 비전도 못보고 멱살잡히고 괴롭힘 당하는 직원들은 은근 통쾌해하는 중. 공정위가 더 탈탈 털어줬음 좋겠다"라고 썼다.

카카오는 이번 정권 들어 급격히 성장했다. 2016년 1조4642억원이었던 카카오의 매출은 2020년엔 4조1567억원까지 대폭 증가했다. 카카오는 이른바 '플랫폼 효과'로 무섭게 세를 확장한다. 계열사 수만 100개가 넘는 공룡 플랫폼 기업이 됐다.
전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의 힘을 바탕으로 콘텐츠 제작, 연예기획, 게임, 웹툰과 웹소설, 금융, 교육 아동, 모빌리티, 골프, 가상화폐, 스타트업 투자, 부동산, 의료 빅데이터, 뷰티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했다. 계열사를 만들고 앞에 카카오만 붙이면 승승장구였다. 대부분이 내수시장을 타깃으로 한 서비스업이고 제조업은 전혀 없었다.
계열사의 연이은 성장으로 시가총액 3위까지 오르며 한국의 3대 재벌을 넘봤던 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현재 최대의 인생 위기를 맞았다. 카카오는 앞으로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중단하고, 김범수 의장을 둘러싼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을 규제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단호한데 카카오의 상생방안 발표는 너무 늦은 감이 있고, 내용도 현재 위기를 넘기엔 부족하다"며 "공정위 조사의 경우 개인 회사처럼 소유한 회사에 대한 자료가 누락되었다는 점에서 고의성이 없었다고 항변하기 쉽지 않을 것이고, 국감에서는 김 의장이 집중 포화를 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빅테크 결제수수료, 신용카드 2배 수준… "관리 감독 강화해야"
- 대중교통 접수한 카카오…택시기사 92% ‘카카오T’ 사용
- 금융규제 소식에 네이버·카카오 시총 12조 증발…코스피 약보합
- (주)한진-한국동서발전, 신유망 저탄소사업 공동 추진… ESG 앞장
- [Daily Pick 유통] 오리온, LG생활건강, 이마트, SPC삼립, 빙그레, 삼양식품 外
- 외국인 선물 1조 매도에 코스피 3130선 하락 마감
- 올해 국정감사 단골메뉴 ‘재벌총수→빅테크 CEO’로 변경
- 공정위, 3년 동안 대기업 과징금 1429억 부과
- 이제 국민 3명 중 1명은 카카오뱅크 쓴다
- 금융기업-빅테크 간 규제 차별 커져…"규제 완화 더이상 안된다"
- 대형 플랫폼 수장들 '수난'...국감 소환된 카카오 김범수, 네이버 한성숙 연신 "죄송"
- 코오롱글로벌, 때아닌 탈세의혹…국세청 특별세무조사
- 카카오, 반년 만에 주가 71% 급락하며 주주들 '원성'...심각한 경영진 리스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