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여야 각 정당들의 정책공약에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계층인 노인들의 심각한 빈곤과 비극적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사회안전망 정책공약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공적연금수급자유니온(위원장 이재섭, 연금유니온)과 공공서비스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이충재, 공공노총)은 9일 오후 서울 탑골공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문제를 제기하며 정부와 여야 각 정당의 각성을 촉구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는 것처럼 노인 한 분의 죽음이라도 막으려고 총력을 다해야 하는 것이 국가의 마땅한 의무임에도 역대 모든 정부와 정당들이 이를 방치해 왔다는 것이다. 이들은 “돈이 없고 역량이 부족해서 연간 3,500명 이상의 노인들을 죽어가게 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하고, “이제 정부는 물론이고 총선 득표에 열을 올리는 정당과 국회의원 후보들은 여기에 분명한 답을 내놔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민의 목숨과 관련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우리 사회의 한편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고 있다”면서, “한해 세월호 희생자의 10배가 넘는 노인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고, 노인들의 상대적 빈곤율이 OECD 국가 평균의 4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연금유니온과 공공노총은 “심각한 노인빈곤과 비극적 노인자살의 핵심적인 원인은 부실한 공적연금에 있다”고 밝히고, “기금을 천정부지로 쌓아놓고도 노인 열 명 중 여섯 명에게 국민연금을 지급하지 않고, 평균 국민연금 수급액이 40만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 “공·사 연금을 통틀어 연금체계의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천명하고, “여야 정치권이 공적연금을 보는 시각과 관점을 근본적으로 전환하여 비극적 노인재난을 막는 방안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금유니온과 공공노총은 정부와 각 당에 대해 노인의 빈곤과 자살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하고, (가칭) ‘공·사연금체계 개혁기구’를 설치하는 등의 공적연금 개혁정책 입안을 촉구했다.
(붙임1) 
재난적 노인빈곤과 자살 대책 촉구 긴급기자회견문  


  이제 총선 투표일이 며칠 남지 않았다. 연동형비례대표제가 도입된 첫 국회의원 선거다.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의 취지에 걸맞게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정책들이 많이 나와 정당 간 정책경쟁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모든 정당들이 정략적 비례정당 창당에 몰두한 나머지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계층인 노인들의 심각한 빈곤과 비극적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사회안전망 정책 공약은 찾아볼 수 없다. 이 문제를 정부와 각 정당에 제기하고자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 섰다. 오늘 기자회견의 장소를 탑골공원으로 정한 것은 이유가 있다. 이곳은 우리나라 도시노인들의 삶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19가 확산되면서 안타깝게도 4월 7일 현재 192명의 고귀한 목숨을 잃었다. 한명의 사망자라도 줄이려고 정부와 국민들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또 며칠 뒤 4월 16일이면 세월호 사고 6주기가 된다. 그 때에도 꽃다운 학생들을 포함하여 304명이 희생되었다. 국가가 모든 죽음을 막을 수는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 코로나바이러스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처럼, 세월호 사고의 원인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 전념하는 것처럼, 어떤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건질 수 있는 국민의 생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국민의 목숨과 관련된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우리 사회의 한 편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고 있다. 하루에 10분의 노인들, 연간 3,500분의 어르신들이 이 땅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한 해에 세월호 희생자의 10배가 넘는 분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신다. 노인자살의 가장 큰 원인은 빈곤이다. 우리나라 노인들의 상대적 빈곤율은 OECD 평균의 4배이다. 한 마디로 재난 수준이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이런 심각한 노인빈곤과 비극적 노인자살을 계속 묵인하고 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는 것처럼 노인 한분의 죽음이라도 막으려고 총력을 다해야 하는 것이 국가의 마땅한 의무임에도 역대 모든 정부와 정당들이 이를 방기해 왔다. 돈이 없고 역량이 부족해서 연간 3,500명 이상의 노인들을 죽어가게 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이제 정부는 물론이고 총선 득표에 열을 올리는 정당과 국회의원 후보들은 여기에 분명한 답을 내놔야 할 것이다. 
 
  심각한 노인빈곤과 비극적 노인자살의 핵심원인은 부실한 공적연금에 있다. 기금을 천정부지로 쌓아놓고도 노인 열분 중 여섯 분에게 국민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평균 국민연금수급액은 40만원에 불과하다. 기초연금의 보장 범위나 급여수준은 빈곤예방에 역부족이다. 근로자의 퇴직연금은 98%가 일시금을 수령하게 하여 노후소득보장을 전혀 하지 못한다. 그동안 개별연금만을 임기응변적으로 개혁하여 미봉책에 그침으로써 재난적 노후빈곤과 노인자살의 비극은 방기해왔다. 공·사 연금을 통틀어 연금체계 근본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공적연금을 보는 시각과 관점을 180도 전환하여 비극적 노인재난을 막을 방안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할 수 없는 게 아니라 하지 않는 것뿐이다.
                        


우리의 요구 


1. 정부와 각 정당은 재난적 노인빈곤과 노인자살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혀라!

2. 정부와 각 정당은 노인빈곤과 자살율을 OECD 평균수준으로 낮출 로드맵을 제시하라!  

3. 상설 ‘공·사 연금체계 개혁기구’를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 산하에 즉시 설치하라! 

4. 기초연금을 전국민에게 확대하고 공적연금 상한제와 최저연금보장제를 도입하라! 

5. 소득 잃은 노인에게 보험료 폭탄을 안기는 불공정한 건강보험료 즉시 폐기하라! 

6. 은퇴 후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 지식, 기술교육 체계를 구체적으로 제공하라!

7. 어르신들이 가정과 사회에서 위엄을 잃지 않도록 현실적인 모든 조치들을 강구하라!
      
   - 폐지 줍는 노인들에 대한 대안을 강구하라!
   - 공짜 전철 승차라는 오명을 받지 않도록 노인 전철 이용 방식을 바꾸라! 
   - 노인들의 건전한 사교문화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지자체는 적극 강구하라! 
   - 인문학 교육을 활발히 실시하고, 노인들이 교육의 주체가 될 수 있게 하라! 


우리는 노인빈곤과 노인자살의 비극을 막는 일에 뜻을 같이하는 관련 이해단체, 시만 단체와 연대하여 위 요구사항이 실현될 때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싸울 것이다. 
   

2020년 4월 9일 탑골공원

공적연금수급자유니온, 공공서비스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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