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정부의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 계획을 높이 평가하며 벤처 투자 중요성을 역설한 가운데 미래에셋 핵심 계열사인 미래에셋증권도 IMA(종합투자계좌) 진출로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할 전망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현주 회장은 지난 10일 서울 마포 프론트원에서 열린 창업·벤처 관련 정부 행사에서 국민성장펀드 조성 계획을 듣고 "뭉클했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어젠다는 금융을 하는 사람으로서 보면 거의 완벽하다"며 "특히 대통령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평소 외부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박 회장이 정부 정책에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금융위원회가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서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국민성장펀드는 혁신 벤처기업 투자를 위한 150조원 규모의 대규모 정책펀드로 조성된다. 정부의 혁신 벤처 시장 활성화 의지가 뚜렷하게 감지되는 조치다.
인공지능(AI) 분야에 최소 20조원을 투입하고 에너지인프라, 미래전략산업 등으로 투자 범위를 확대한다. 벤처기업에는 장기 에쿼티 투자를, 설비투자가 필요한 중견기업에는 저리 대출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펀드 재원은 75조원씩 나눠 구성된다. 75조원은 연기금·금융회사·국민 참여 자금으로 마련하고, 나머지 75조원은 정부가 산업은행을 통해 조성하는 첨단전략산업기금으로 운용한다.
박 회장은 행사에서 국내 금융업계의 구조적 문제점도 지적했다. 박 회장은 "작년 벤처투자 규모가 11조원 정도, 올해 상반기 2조5000억원 정도인데 우리나라 예금이 2300조원이 넘어간다"며 "한국은 부동산 대출 중심으로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금융기관들이 대출에 익숙해서 돈을 벌었다고 생각한다"며 "이건 고쳐야 할 것 같고 저도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래에셋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미래에셋증권도 모험 자본 공급을 본격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래에셋그룹 계열사 중 벤처 투자 등 모험 자본 공급에 가장 가깝게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와 금융당국의 모험 자본 공급 활성화 의지는 강력하다. 정부의 벤처 생태계 활성화 의지에 따라 금융당국의 모험 자본 확대 기조도 모터를 같이 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IMA, 초대형 IB 등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모험 자본 공급 의무를 강화하는 제도 개편안을 내놓으며 증권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IMA 인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IMA 사업자는 자기자본이 3배 한도에서 IMA와 발행어음을 함께 운용할 수 있다. 투자자의 원금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예탁금을 기업금융에 투자해 운용 수익을 투자자에게 다시 나눠주는 구조다. 이중 조달액의 25%를 국내 모험 자본에 공급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인가 심사에서 자본 요건, 사업계획 타당성, 리스크 관리 체계, 모험자본 투자 계획 등을 중점 검토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4월부터 사전 작업을 진행해왔으며 금융위원회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이후 본격적인 인가 신청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정부와 당국의 모험자본 공급 확대 기조에 힘입어 벤처 투자 등 모험 자본 공급을 적극 늘릴 것으로 예측된다.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은 상반기 말 기준 약 12조3000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큰 규모다. 올해 상반기엔 66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증권업계 선두를 지키고 있는 '1위 증권사'인 만큼 업계는 미래에셋증권의 IMA 인가 여부와 모험자본 공급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모험자본 투자 비중은 21.42%로 나타났다. IMA 인가를 획득하면 금융당국 제도에 맞춰 모험 자본을 더욱 늘릴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IMA 사업에 대비해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IB(기업금융) 관련 인력을 활발하게 확충하는 모습이다. 원금을 보장해야 하는 IMA 사업 특성상 증권사의 IB 역량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부터 인수합병, 기업금융심사 등 분야에 인력을 모집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은 자본이 탄탄하고 사업 경쟁력이 견조한 만큼 IMA 사업에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박 회장이 국내 자본시장을 선도한 만큼 모험 자본 공급 등 종투사 본연의 역할 수행도 우수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책무구조도 이름 올렸다
- 금감원, 종투사에 "모험자본 공급 힘써달라"…내년부터 의무화
- 미래에셋증권, 2분기 순익 4059억원…전년比 103%↑
- 한투·미래에셋증권, IMA 인가 신청 완료
- 미래에셋증권-국립중앙박물관 맞손…"반가사유상 보며 투자 길 잡자"
- 미래에셋증권, 개인맞춤형랩 고객 잔고 5조원 돌파
- 미래에셋증권 '차이나 데이 2025' 성료…중국 혁신기업과 네트워킹
- 미래에셋증권, 시니어 세대 맞춤 '자산승계 신탁 솔루션' 출시
- 미래에셋-한투증권, IMA 1호 사업자 확정…키움은 발행어음 인가
- 미래에셋·한투증권, 오늘 IMA 1호 사업자 포문 열까
- 미래에셋·한국투자증권, IMA 사업자 공동 1호 지정…'새 판' 열린다

